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RSS

2024.6.17 월 14:57
제주레저신문
칼럼
돌담이의 오름이야기(6)산정호수가 아름다운 금오름
제주레저신문  |  leisuretimes@leisuretime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1.10.10  10:25:2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건드리기만 하면 곧 쏟아낼 듯 잔뜩 벼르던 하늘이 산행 출발과 함께 한두 방울 비를 떨구기 시작했다. 그래도 안개만 아니라면 하는 바람을 안고 평화로로 접어들었다. 이시돌 복지회관에서 1Km, 우측으로 표지석이 보인다.

 금오름

 함께한 길동무 한분이 마침 이곳 금악리 출신인데,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항상 금악오름으로 불러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금오름이라는 이름의 표지석이 서있다고 불만인 듯 투덜거린다. 하지만 사실을 따지고 보면 '금악리'라는 마을 이름이 이 오름의 이름을 차용한 경우가 되겠다. 이런 경우는 성산도 마찬가지이다. 일출봉의 모습이 성을 둘러놓은 듯해서 '성산'인데 마을 이름으로 '성산'을 내어주고 일출봉으로 불린다.

 금악오름 금오름 검은오름 한자로는 금을악(今乙岳) 금물악(琴勿岳) 흑악(黑岳) 금악(琴岳)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모두다 '금'과 '검'자를 쓰고 있다. '곰'·'검'·'금' 모두 어원상 '곰'과 상통하며 신성하다는 뜻을 갖는, 고조선 때부터 사용되어온 말이라 한다. 이름값에 걸맞게 사다리꼴 형태로 의젓하게 서있는 오름이다. 해발 427M 비고가 178M이니 오름 치고는 꽤 높고 큰 편에 속한다.

 표지석을 옆으로 끼고 들어가니 제법 넓은 주차장과 조그만 쉼터를 마련해 놓았다. 비가 참 애매하게 내린다. 우의를 입기도 어중간하고 그냥 가기엔 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입어도 안으로 땀이 차오를 것이라는 핑계로 게으름을 가리고 그냥 가기로 했다. 이제 오르막인데 더울 것 같기도 하고...

   
▲ 식수로 사용되었던 우물이다 제주식 표현으로 '먹는 물'
 초입으로 들어서니 양쪽으로 연못을 조성해 놓았다. 만들어진 모양을 보니 왼편은 가축들의 음용수용인 듯하고, 오른편은 마을 사람들의 생명수인 식수로 쓰였던 듯하다. 연못의 내벽은 돌을 쌓아서 벽이 허물어지는 것을 막아놓았고, 주변으로는 나무를 심어 놓았다. 물이 귀했던 시절 마을 아낙들이 허벅을 지고 물을 길으러 이곳을 찾았을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어머니는 매일 물허벅을 지고 나가 물을 길어오곤 하셨다.

   
▲ 마소들을 위한 우물, 어릴적 우리는 '쇠 멕이는 물통'이라고 불렀다.
 포장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왼편으로 등산로 표지가 나온다. 예전에는 마소를 돌보러 마을 사람들이나 다니던 길이었는데, 근래 새롭게 등산로로 정비를 하였다고 한다. 사면을 따라 올라가는 길엔 소나무와 삼나무를 비롯한 키 큰 나무가 무성하여 하늘을 가리고 있고, 키 작은 잡목들도 사이좋게 어우러져 공존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그 틈에 오가피나무도 보인다. 요즘은 밭에 재배를 많이 하는 탓에 야생에서 만나는 녀석이 반갑기 그지없다.

 가랑비와 땀에 젖으며 산을 오르길 40여분, 나무들의 키가 작아지면서 능선길이 나타고 이내 정상이 다가온다. 정상에는 커다란 송신탑이 서있는데, 70년대에 방송 송신탑으로 건설되어 제주도 서부지역으로 방송전파를 발사한 이래, 지금은 통신용 송신탑까지 여러 개의 송신탑이 서있다.

 먼저 굼부리로 내려가 화구호부터 보자고 의기투합 하였다.

 "금악 상봉에는 넓이 약 3만 평에 이르는 대분화구에 약 5천 평의 내지가 있으니 이를 금악담이라 한다. 천고에 청정하여 가뭄이 계속되어도 수심이 내리지 않으니 백록담에 버금가는 분화구의 못"이라고 '한림읍지'는 전한다. 그러나 예전에는 어쨌는지 모르겠으되, 근래에는 가뭄이 들면 바닥을 드러내어 찾는 이를 서운하게 한다. 오름 사면이 나무로 무성한 것과 달리 굼부리 안쪽은 보리수나무나 구지뽕나무등 키 작은 나무들이 조금 있고 나머지는 초지이다. 초지라고해도 매끄러운 잔디는 아니고 마소들을 풀어 놓으면 풍성하고 신나는 잔칫상이 될, 무릎정도에 닿는 잡풀들이 무성하다. 잡풀들을 헤치며 화구호 주변을 도는데, 침입자에 놀란 개구리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물이 말라 버렸을 땐 어떻게 연명하는지 제법 많은 수의 무리를 이루고 있다. 어릴 적에는 흔하게 보이던 개구리인데 이제 그마저도 흔치않게 되어버렸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잃어버리는 것들이 이리도 많음을 왜 깨닫지 못하는지......

   
▲ 산정호수인 '금악담'의 모습
 다시 능선으로 올라섰다. 분화구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도는 능선 길은 남북으로 타원형을 이루며, 그 둘레의 길이가 1.2Km에 달한다. 날씨가 맑은 날 이 길을 따라 돌면 이 섬이 서쪽 대부분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날씨인지라 한라산은 어디 있는지 조차 분간이 안 되고, 이웃한 정물오름 정도가 희미하게 식별이 된다. 오름 주변으로 드넓은 목장이 펼쳐져있다.

 이시돌 목장이다.
1954년, 이 땅엔 아직 전쟁의 화약 냄새가 채 가시지 않았고, 한라산은 민간인의 출입조차 금지되고 있었다. 그해 4월, 약관25세 파란 눈의 신부가 한 달여의 뱃멀미 끝에 선교사로 이 섬에 온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인 ‘페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신부(한국명 임피제). 그의 눈에 펼쳐진 당시 제주의 실정은, 척박한 환경과 궁핍한 삶, 그리고 오랜 전란에 따른 정신적 피폐였다. 이제 그는 제주도민을 계몽하고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 한라산 중산간 일대인 이곳에 5만여 평의 땅을 마련하고, 1961년11월 성 이시돌 중앙실습목장을 개장하였다. 이듬해 비영리사업을 위해 이시돌 농촌산업개발협회를 설립하여 양을 키우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양모제품을 생산하는 한림수직공장과 사료공장등을 세웠다. 그리고 한림에 성이시돌병원을 설립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인술을 베풀었다.

 60년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는데 이때 애로사항을 묻자 "한림항에서 사료로 쓸 옥수수를 운반하여 오는데 길이 울퉁불퉁하여 중간에 흘려버리는 것이 많다"고 하자, 즉석에서 한림항에서 이시돌 목장에 이르는 길을 포장하여 주도록 지시하였다는 일화도 있다. 한때 3000여두의 면양을 키워 동양최대를 자랑하던 이곳은, 이제 젖소와 한우 그리고 경주마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목축업만이 아니라 노인들을 위한 경로당 요양원 양로원등을 설립하였고 청소년센터도 세웠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 및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였으며 1973년 제주도 명예도민증을 받아 '임피제'라는 이름의 제주인이 되었다.

   
▲ 오름 주변의 지형을 감상할 수 있도록 표지판을 세워 놓았다.
 능선길 동쪽, 내리막길과 만나는 곳에 주변 지형을 설명하는 표지판을 세워 놓았고, 또 둘러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그 성의를 무시할 수는 없는 터. 잠시 둘러앉아 쉬는데 빗소리가 커진다. 하산 길을 서두르기로 했다. 과거 송신탑이 세워지면서 만들어진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는데, 비가 마치 귀찮은 손님 쫒아 보내려는 듯 등 뒤에서 뿌려진다.

   
▲ 오름전문가 김정조

제주레저신문  leisuretimes@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레저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았습니다. 다가올 10년을 위한 후원금을 받습니다.
신한 110-339-299784. 강민식 제주레저신문]
제주레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제33회 제주한국화협회전
2
'파래퓨어 팀' 캡스톤 디자인 대상
3
정주희 교수 작품 뉴욕시티 전자음악제
4
카카오, 인터넷하는 돌하르방 모집
5
'탐나는 전' 500원 환급 행사
6
만화·웹툰 분야 표준계약서 확정
7
김영배 의원, 명예제주도민
8
제주에너지공사, APEC 제주 유치 기원
9
레저 상품으로 중국 공략
10
제주 어장 생태 보고서 발간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사로 109-1 2층  |  대표전화 : 064-725-3700  |  팩스 : 064-725-0036
등록번호 : 제주아-01029  |  등록일 : 2011년 5월 30일  |  사업자등록번호 616-27-96889  |  창간일 : 2011년 5월 31일
발행인 : 홍승범  |  편집인 : 강민식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민식
Copyright © 2011 제주레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leisuretimes@leisur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