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필수 코스 '제스피' 생맥주 오픈

종합	제주 필수 코스 '제스피' 생맥주 오픈명품 지역맥주 예감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승인 2013.07.21 23:36:48


▲ 맥주는 제조방식에 따라 색과 맛이 다르다. 필스너, 페일에일, 스트롱에일, 스타우트(흑맥주)다. 전체적으로 매우 부드러운 목 넘김을 느낄 수 있다.

먼저 맛본 제주맥주는 맛있었다. 일행은 소리쳤다. "우와 진짜 맛있다"고. "이건 완전 다른 세계잖아!"라며 감탄했다. 그(그녀)는 국산맥주 외에는 별다른 경험이 없었다.

스타우트, 스트롱에일, 페일에일, 필스너는 각각 맛과 향이 달랐다. 각자의 다른 맛과 향을 자랑하며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지만, 모두가 삼다수를 부모로 둔 한 형제임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탄산을 잔뜩 주입시켜, "카아~" 하고 마시는 것이 맥주의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것이 맥주다', '이것이 바로 제주맥주다'라고 조용히 소리치고 있는것 같다.

입술을 크리미하게 감싸는 거품은 제주의 구름을 닮았고, 목 넘김은 삼다수를 빼닮았다. 부드러운 맛은 혀에서 한라산의 완만함과 용눈이오름 곡선이 떠오르게 했다.


▲ 제스피(Jespi) 생맥주를 뽑아내는 장치. 제스피는 제주(Jeju)와 정신(spirit)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다. '제주의 정신' 그것이다.

스타우트, 흑맥주다. 독일산 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 둔켈이나 에팅거 둔켈의 '진득한' 무거움은 없다. 독일산 흑맥주의 걸쭉함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입에 착 붙는 바디감 대신, 제주의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움이 특유의 느낌으로 상쇄한다, 상쾌하다.흑맥주의 쌉쌀함이 제주의 좋은 물과 만나면서 수천송이 꽃이 일시에 만개하듯 피어난다.

필스너, 유일한 라거계열 맥주다. 첫 맛은 밋밋하다고 느꼈지만, 입안에 머무는 향이 매력적이다. 역시 필스너 우르겔이나 산토리 프리미엄 보다 가볍다. 가벼움은 부드럽다고 바꿔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탄산 함유량이 없어 톡 쏘는 맛은 없지만, 입안을 감싸는 끝맛은 유명 필스너 맥주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 아니 유명제품과 차별되는 새로운 맛을 창조했다. 그리고 그 맛은 그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스트롱에일, 의외의 알콜향이 입에 남는다. 이름에 걸맞게 4개 생맥주 제품중 가장 '스트롱'하게 느껴진다. 알콜함량이 6.5%로 가장 높다.

페일에일,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다고 느꼈다. 잔을 들면 벌써 향이 코끝으로 달려든다. 뒤에 남는 향과 약간의 알콜감이, 음료가 아니라 술을 마시고 있음을 조심스레 자각시킨다. 명품 맥주다.


▲ 제주맥주 제스피(Jespi)의 종류별로 전시돼 있고 관련 정보가 전시돼 있다. 전시장 곁엔 삼다수와 한라수, 제주감귤을 이용한 제주감귤 쥬스팩도 볼 수 있다.

제주맥주가 보여주는 맛은 국산맥주 특유의 탄산으로 인한 자극은 없다. 그러나 독일의 맥주순수령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잡다한' 재료를 배제했다. 재료는 프리미엄 암반수와 백호보리, 홉, 효모가 전부다. 삼다수로 대표되는 물이 맥주맛을 결정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제주에서만 생산되는, 전량 제주맥주를 위해 재배되는 백호보리가 가세했다.

제주의 맛이다. 제주에서만, 제주 물로서만 만들어낼 수 있는 맛을 보여주고 있다. 완전 제주산 맥주다. 막 태어난 맥주가 세계의 유명맥주들 사이에서 당당히 '나 제주맥주요'라고 몸을 벌떡 세우는 것 같다. 제주를 대표하는 명품으로 당당히 등극할 것 같은 확신이 다가왔다. 멀지 않은 시기에, 맥주 마시러 제주에 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취할 용도가 아니라 음미 용도 맥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다. 커피 한 잔 놓고 책 읽는 것보다, 제주맥주 한 잔 옆에 놓고 홀짝거리는 것이 더 어울릴 성 싶다.

'제스피' 맥주 매장 점장으로 발령받은 제주도개발공사 김하진 과장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지역 명품 맥주로 만들어 내겠다"며 "보스턴 라거나 브루클린 브루너리에 필적하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김하진 제주도개발공사 과장. 이젠 점장으로 이곳의 운영을 책임진다.

스타우트, 페일에일, 필스너 350cc는 4천원, 스트롱에일은 4500원이다. 500cc도 스토롱에일만 500원이 비싸다. 나머지는 5000원이다. 알콜함량은 필스너, 페일에일 4.5도, 스타우트는 5도다. 스트롱에일 6.5도.

24일부터 영업을 개시한다.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연중무휴 운영방침은 또 하나의 희소식이다.
120평 규모이며 150명 수용 가능하다. 동호회 등 단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꾸며졌다. 요란스럽지 않은 인테리어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제스피: 제주시 연동 273-34. 전화 064-713-7744. <제주레저신문>


▲ 제스피를 찾기 위해 신제주종합시장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문보단 후문이 오히려 찾기 쉽다. 후문의 입구는 통로가 좁아서 길다란 형태를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