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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하수 '불편한 진실' 증산 허용하면 惡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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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0  19: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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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지인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가벼운 언쟁이 일었다. 갑론을박하며 이어지던 대화는 “몰라!  'XX'은 제주도 물 절대 쓰면 안돼" 라는 다분히 감정적인 한 마디로 중단되고 말았다. 머쓱해진 일행은 그저 소주만 들이켰다.

어렵지 않게 등장하는 장면이다. 실상도 논리도 토론도 이른바 ‘애향심' 앞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상황은 몇 년 전에도 종종 일어났다. 소재는 달랐다. 그때는 7대경관이었다.

7대경관을 반대하면 애향심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으로 매도됐다. 2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전 공무원 인력을 동원해서 전화를 돌려서 ‘따는' 그런 타이틀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말 끝에는,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다, 원래 육지냐? 라는 말이 돌아왔다.

지하수 증산 논란에도 이 프레임은 지독히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정치인 모두는 증산 반대 이유로 제주 사랑을 말한다. 증산 허용을 말하는 정치인은 애향심이 결여된 자이며, 제주를, 제주 물을 사기업에 팔아 먹으려는 위치로 고정돼 버린다.

그 기업이 사용하는 지하수는 전체 사용량의 0.024%에 불과하고, 골프장 한 곳이 쓰는 양보다 적다는 말에도, 잔디 생육 용도로 사용하는 것보다 먹는 샘물로 판매하는 것이 지하수 부가가치를 더 키우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사기업 앞잡이' 궤변으로 치부된다.

고작(?) 그 정도 물도 안 주려고 하면서, 우리는 ‘제한된 제주 지하수'를 아끼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느냐는 반성에도 “하여튼 'XX'은 안돼!” 가 매몰차게 돌아온다.

제주 애향심은 모조리 자신에게 있다는 눈물겨운 모습을 보이는 어느 정치인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이용도 한다. 어느 정치인은 당론으로 ‘불허'를 결정한지 수 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른바 ‘빅딜'설을 끌어냈다. 불허 당론을 끌어낼 때도 애향심, 자가발전으로 ‘빅딜'을 만들어낼 때도 애향심이다. 눈물겨운 명분이다.

동네북이다. 이용가치가 아주 높은 동네북이다. 존재해 주어야만이 내가 빛나는 동네북이다. 我는 선이고 他는 악이다. 프레임에 반드시 필요한 절대 악 역할이다. 이 프레임을 정치인을 비롯해서 우리 모두 아낌없이 풍족하게 펑펑 쓰고 있다.

이 상태로 영원히 유지하는 것, 아마 모두들 그걸 바라고 있을 거다. 특히 내년은 선거가 있는 해 아닌가.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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