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는 강경식 제주도의회 의원이 주도하는 ‘의원연구모임 제주문화관광포럼’이 주최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중국 관광객 증가 그 명(明)과 암(暗)?’으로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 현실이 제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는 썩 훌륭했다. 시쳇말로 ‘영양가’가 있었다. 김대호 박사(리서치플러스조사연구소장)이 의 주제발표 후에 이어진 지정토론은 불꽃이 튀었다. 토론자로는 윤영국 (제주관광대 교수), 김두흥(제주도관광협회 부회장), 김은영(한국관광통역인안내사협회 제주지부 대의원), 이동(대한숙박업중앙회 제주도지회 사무국장), 여창수(KCTV 제주방송 보도국 부장), 오정훈(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이 나섰다.

다양한 패널 구성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과 직접 대면하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가 가감없이 나왔다.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정책토론회 경청만으로도 중국인 관광객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 강경식 의원

무엇보다 좌장을 맡은 강경식 의원의 진행이 돋보였다. 강 의원은 토론회 시작에 앞서 토론의 의도를 밝혔다. “관광객 급증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도민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공사나 제주도가 열심히 노력한 점을 폄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을 고치는 정책과 대안 모색의 자리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 내용을 4회에 걸쳐 전문과 더불어 가급적 현장 발언도 가감없이 게재한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명과 암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윤영국 제주관광대 교수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윤영국 교수는 “제주도 정책이 중국인 관광객 숫자 늘리는 데는 성과가 있다” 면서도 “도민이 체감하는 관광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꼬집었다. 윤교수는 “여행사 사장, 기사, 가이드에게 10년전이 좋은지, 지금이 좋은지 물어보라”고 일갈했다.

윤 교수는 당일관광이나 3박4일이나, 몇시간 머무르는 크루즈 관광객이나 똑 같이 1인으로 통계를 잡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인두세로 대표되는 중국인 관광객 현상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중국인 1명당 5만원~14만원까지 중국 여행사에 지불해 사람 숫자만큼 마이너스가 커진 상태로 시작되는 여행품질은 조악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는 저급한 식사는 물론이고 쇼핑 강요는 필수라는 주장이다.

사례도 들었다. 중국인 관광객 코스는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등 요금이 없거나 저렴한 공영관광지만 간다는 것이다. T관광지 같은 사설 관광지도 내국인 관광객과는 전혀 다른 요금 체계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제주도 중국인 관광객 산업을 이미 중국인이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이 경영하는 한 여행사가 마켓쉐어 50%를 장악하고 있어 사실상 독과점 수준이라는 것, 여행사 뿐만이 아니라 쇼핑센터 대부분도 이미 장악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며 "중국인들이 구매하는 자수정. 고려인삼, 호간보. 화장품 , 잡화를 판매하는 쇼핑센터 장악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성읍민속마을에도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인바운드 시장 자체가 중국 자본 손아귀에 있는 상태라고 현실을 전했다.  

윤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 100만 시대에 “제주도는 장소만 제공하고 돈은 중국인이 벌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1000만이 됐을 때 초래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국 교수는 “세계 각국은 통상마찰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국산업을 보호하는데 제주도는 전혀 없다”며 “관의 일정정도 개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이드 문제도 지적하며 실례를 들었다. “공항에서 출발해 중문 주상절리를 가면서 제주도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노형로타리에서 끝난다. ” 가이드가 제주에 관해 지식이 거의 없는 현상이 빚어내는 해프닝이고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례도 소개했다. “서귀포에서 5.16도로를 타고 제주시로 넘어오는데 중국인 관광객을 속여 성판악 약수를 마시는 옵션을 5만원씩을 받고 진행한 일도 있었다”고 하며 실력과 마인드가 갖춰지지 않는 사람들이 가이드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다.

윤 교수는 “인도네시아나 태국은 외국인에게 가이드 자격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 제주도는 가이드가 있어도 활용을 못한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어 “가이드들이 업계 진입을 못한다. 중국인 여행사는 한국인을 쓰지 않는다. 무자격 조선족, 중국인, 화교를 쓴다”며 “얼마전에는 무자격 가이드 단속이 벌어진 섭지코지에서 가이드들이 모두 도망가 버린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영국 교수는 “가이드자격증 소지자는 제주도에 3년~ 5년이상 살아야 하고, 제주도가 시행하는 과정 거친 자 승차시키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제주도가 그 동안 너무 방임적으로 가지 않았나. 100만 시대에서 고치지 못한다면 1000만 시대에는 입도 뻥긋 못할 수 있다”고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1천만 시대에는 중국에 완전종속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