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희범 사무관 제주도 수산자원담당

2012년도 기준 제주해녀의 수는 4574명이다. 이중 70세 이상이 47%(2015명)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4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주해녀와 그 문화가 획기적인 정책이 없다면 20년 후면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 이라는 현실적인 경고를 한바 있다. 이는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녀는 앞에 수치에서 보듯 점차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자연 감소 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녀의 정년을 길게 잡아 80세로 가정해서, 감소추이를 단순 계산해 보아도 10년 후면 절반으로 줄어들고, 30년 후면 거의 사라질 추세다.

제주도는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지난해 9월 제주에서 개최된 제5차 세계환경보전총회에서 IUCN은 “독특한 해양생태계 지킴이로서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 보호”를 정책의제로 채택 한바 있다.

우리는 제주해녀의 가치 등의 국제적 인정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 제시 미흡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해녀물질은 직업으로서의 고된 노동, 불안정한 수익, 그리고 작업환경 열악 조건으로 다음 세대로의 대물림은 물론 직업군으로서의 정착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해녀의 자연적 감소에 대비한 충원적 차원의 인위적 육성도 여러 가지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생계를 위해 해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어장의 이용 주체인 어촌계에서는 해녀들 간 소득 분배 몫이 작아진다는 이유로 이들의 가입을 사실상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충분히 공감되는 되는 주장이다. 그 이면에는 마을어장 소득이 예년 같지 않다. 10년 전에 비해 전체 소득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제주해녀의 세계화도 해녀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 이 문제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공감대 형성은 물론 행정, 어촌계, 해녀 당사자들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유네스코로 가는 이 시점에서 제주해녀가 일본의 아마(海女·해녀)나 타시도 해녀보다 우월하다는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참에 과거 ‘제주해녀의 공동체 문화’ 속에 있었던 ‘배려와 헌신’의 뿌리를 다시 찾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에 거주하면서 실질적, 생계를 목적으로 물질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가입에 있어서는 어촌계 차원의 통큰 ‘아름다운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이와 연관하여 제주도에는 새로운 해녀의 가입 해소를 위해 복지혜택은 물론 소득을 올릴수 있는 ‘마을어장 만들기 사업’ 등을 확대하고, 신규 가입을 허용하는 어촌계 및 가입자에 대한 각종 지원과 산․관․학의 해녀양성, 홍보, 교육 등의 프로그램과 수범적 어장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가는 지름길은 4천여 해녀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양희범 사무관 제주특별자치도 수산자원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