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9일 제주도의회 제288회 정례회에서 현우범 의원은 “계속 무소속 도지사로 일할 것이냐, 아니면 정당을 선택할 생각이 있는 것이냐?”고 우근민 제주도지사에게 물었다.

우근민 지사는 이에 대해 대답했다. “만약 당적을 선택한다면 ▲저를 필요로 하는 정당 ▲제주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이 될 때 ▲무소속으로 당선된 만큼 도민 의견을 듣고 판단할 것 등 3가지 요건이 충족될 때 정당을 선택할 수 있을 것” 이라고 했다.

“내 친정은 민주당"이라고 하던 우 지사는 최근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과정을 보면 새누리당이 우근민 지사를 필요로 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우 지사가 새누리당을 필요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이 될 때"라고 했지만 속내를 보면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느껴진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만큼 도민 의견을 듣고 판단할 것" 이라고 했지만 입당 시 동원한 1만7000명의 사람들이 ‘도민 의견’이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6일 박희수 도의회 의장은 “관변단체를 동원하고 심지어 공무원 부인들을 동원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고 일갈했다.

▲ 2011년 11월 29일, 현우범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우근민 지사

2004년 7월 8일 BBC방송 연구논문을 소개한 한국일보 기사 "윌슨, 루스벨트, 스탈린 치매가 역사를 바꿨다"는 흥미롭다.

스탈린은 몇 차례 뇌졸증 발작으로 치매에 걸렸으며 이로 인해 과대망상증과 지성 감토, 가학적 성격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플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은 1945년 2차 대전 말 스탈린과 얄타에서 만나 전후 처리 문제를 협의할 당시 치매에 걸려 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영국 헤이우드 병원 정신과 전문의 엘 님 박사는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도 치매에 걸린 후 1차 대전 끝 무렵 대통령직을 즉각 사임했어도 2차 대전은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임했다면 미국 의회의 베르사유 조약 비준이 가능했고 미국이 국제연맹을 끌어안아 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해럴드 윌슨 영국 총리는 치매로 인해 인식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1년 전부터 의식하고 1976년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우근민 지사는 3년 6개월 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잊어버린 것 같다. 2010년 3월 16일에 발표한 기자회견문에는 “ 저의 친정인 민주당에서…”라고 했다. 잊어버린 것 같다. 만 2년전인 2011년 11월 29일에 말한 정당 선택의 3가지 조건도 잊어버린 것 같다.

한국일보 기사 "윌슨, 루스벨트, 스탈린 치매가 역사를 바꿨다"의 마지막은 이렇다. 엘_님 박사는 “치매환자들은 겉으로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정상적으로 행동하지만 이미 직무 수행 능력이 손상된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