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근민 제주도지사

게임 용어중에 'GG'라는 말이 있다. Good Game 혹은 Giveup Game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를 포기할 때 사용한다.

‘Good Game’ 의미인 GG는 패배를 자인하고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용어다. 반면 ‘Giveup Game’은 승자에 대한 축하 보다는 단순히 경기를 포기하겠다는 패배 인정의 뜻으로 쓰인다. 사실상 승패가 이미 결정 났음에도 불구하고 GG를 하지 않고 질질끌면 오히려 ‘비 매너플레이’로 비난 받는다.

바둑에는 ‘돌을 던진다’라는 표현이 있다. 프로기사들은 5집~10집 격차가 나면 돌을 던진다. ‘찌질하게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지 않는다. 이 역시 겸허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에 보내는 축하의 표시다. 이런 까닭에 최명훈과 대만의 저우쥔순이 4강에서 만난 2001년 후지쯔배 기전의 16집반 승은 오히려 희귀한 기록으로 남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사항이 ‘제주판 3김 불출마’에 대한 압도적 찬성 의견이다. 과반수는 물론이고 모 조사에서는 60%가 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불거진 이른바 ‘한동주 게이트’와 위영석 특보의 막말 파문은 여론을 더욱 증폭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압수수색에 돌입한 검찰 수사는 우근민 지사 본인에게까지 닿을 수 있다.

김태환 전 지사는 자신을 포함해 우근민과 신구범 3인 공동 불출마를 제안한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제주사회의 통합과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고 말했다. 신구범 전 지사 역시 신문 칼럼에서 "세대교체의 주역, 둑을 무너뜨리는 1%를 기다린다"며 세대교체 당위성을 말했다. 우근민 지사는 세대교체 실현의 변수가 아닌 상수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제주판 3김 불출마’ 여론에 도덕적, 법적 의구심까지 증폭되는 이 시점을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한 방법은 우 지사 본인이 앞장서 세대교체를 위한 물꼬를 트는 것이다. 도민들은 지난 2010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던 우 지사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

책임을 지는,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세대교체를 이뤄낸 결단의 지도자로 남아야 한다.

GG를 Good Game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마지못해 하는 Giveup Game으로 만들 것인지 결정할 때다. 물론 16집반을 졌어도 질질 끌고 가는 것 역시 본인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