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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레저신문
문화
진짜 돔베고기 먹어봤어요?15년째 한 자리에서 영업하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집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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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7  16: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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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흑돼지와 고기국수가 전통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흑돼지와 고기국수는 향토음식이지, 전통음식이 아니다.

‘신구범은 축산업, 우근민은 감귤' 이라는 말이 제주도에는 있다. 이 두 사람은 현재 ‘제주판 3김'에서 ‘제주판 2김’으로 불리고 있다. 신구범씨가 제주도지사로 재직하던 90년대 초 중반이 제주 축산 중흥기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돼지고기가 흔해졌다. 흑돼지와 고기국수의 대중화는 이때 부터이다.

문화는 특정집단이 공유하는 가치관의 총합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에 포함되는 중요 사항이 음식과 언어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 어떻게 먹느냐는 그 집단의 특성을 나타낸다. 문화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한 사회의 음식은 그 사회의 구조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했다. 곧 전통음식은 그 고장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핵심 키워드이다.

빙떡이 제주의 전통음식이고 고려시대 몽골에서 전래된 소주가 전통음식이다(물론 현대의 소주하고는 다르다). 순대(제주방언은 ‘수애'), 몸국이 전통음식이다. 돔베고기가 전통음식인 것이다. 즉 빙떡, 소주, 수애, 몸국, 돔베고기 등이 제주문화를 구성한 것이다.

전통음식인 돔베고기를 찾기가 힘들다. 온통 구이집 뿐이다. 왜 그럴까? 시간이 많이 든다. 손님이 들어와서 주문하면 삶기 시작한다. 30분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기다리는 손님도 문제지만 사업주 입장에서도 이건 영 재미있지 못하다. 테이블 순환이 3번 될 시간에 2번도 힘들어진다. 그러다보니 온통 구이집이다. 수 백석 규모의 돼지고기집이 여기저기 들어서 있고 더 늘어날 기세다. 돼지고기 구이집은 골목마다 있다.

여행은 그 고장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그 고장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전통음식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불행이다.

   
▲ 소금 두어 방울 찍어 먹을때가 가장 맛있다

돔베고기집을 찾아가 보자. 없다. 아니 있다. 그러나 그 수가 매우 적다. 돔베에 고기가 얹혀 나왔다고 해서 모두 돔베고기라 할 수 없다.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곳에 늘어선 식당의 돔베고기가 진짜 돔베고기일까? 아니다. TV에 나왔다며 커다란 간판을 세운 곳의 돔베고기가 진짜 돔베고기일까? 그건 단순히 돔베+고기일뿐이다.

몇 달전 제주도에 유일한 축산물공판장에 근무하는 후배를 만났다. “돔베고기 먹자" 에 합의했다. 그가 간 곳은 ‘호근동'이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자리에서 무려 15년이나 영업을 하고 있다. 만약 제주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때 ‘호근동'이 나오지 않으면 적어도 돔베고기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다.

상호인 호근동이 뭘까? 제주 사람들은 말한다. ‘혹시 사장님 고향이 서귀포시 호근동인가?’ 맞다. 김영필 사장(61) 부부의 고향이 서귀포시 호근동이다. 식당 간판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에는 ‘7’자가 빠져있다. 제주도 전지역 전화번호 앞자리에 ‘7자'가 붙은거 언제적인데… TV에 나온 집, 렌트카에서 무료로 주는 책자 광고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연예인 ‘싸인지' 따위 없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 것이다. 여전히 간판 전화번호에 ‘7자'를 붙이지 않는 태도에서 내공을 짐작할 수 있다.

노부부와 직원인 아줌마 한분이 운영한다. 돔베고기가 대표적 메뉴지만 창도름, 순대도 맛있다. 100% 제주산을 쓴다. 이건 다른 경로로 확인했다. 자리물회, 한치물회 등 계절 메뉴도 있지만, 구태여 이 집을 찾지 않아도 된다.

돔베고기 소스로 젓갈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왕소금 두 어개 찍어서 먹는 걸 가장 좋아한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그냥 먹는 맛도 일품이다.

다시 레비스토로스가 등장한다.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육식의 종말>에서 레비스트로스를 인용한다. “삶은 요리가 구운 요리보다 경제적이고 낭비가 심하지 않다, 삶은 요리에는 온갖 고기들과 그 육즙을 보존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구운요리에는 파괴나 손실이 내포되어 있다. 삶은 음식이 생명이라면 구은 음식은 죽음이다….전자가 절약이라면 후자는 낭비다. 전자가 평민적이라면 후자는 귀족적이다”

제주의 선조들은 경제, 맛, 생명, 절약을 알고 있었다. 제주 전통음식은 평민의 음식이다. 나는 평민 자손이다.

호근동, 주말에도 명절에도 영업한다. 제사나 기타 다른 사유가 있을때 예고없이 문 닫는다. 오후 5시에 문을 열고 다음날 새벽 2시에 닫는다. 따라서 밤 12시에 가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배고프면 미리 예약하고 가자. 돔베고기 삶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064-752-3280이다. 네비로 찾아가려면 제주시 이도2동 1766-4( 제주시 광양10길 17)이다. 단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제광교회를 입력해서 근처에 주차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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