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 S사찰에 있는 돌부처상을 문화재자료로 지정하는데 참여한 문화재위원 명단이 공개됐다.

제주경실련은 13일,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 들(문화재위원 명단)에 대한 책임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개인 보호차원 보다는 도민 알권리 차원에서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 선운정사 돌부처상 보호누각 사업명세서.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제주경실련).

경실련에 따르면 돌부처상 치장을 위해 현장실사에 참여시킨 위원은 3명으로 문화재청 김리나 문화재위원, 정은우 전문위원, 손영문 전문위원이다.

정 위원과 손 위원은 “정확한 조성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조선시대 유행한 약사불상의 도상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어 시대의 복합성을 갖춘 불상으로 향후 연구할 자료적 가치가 있으며 불상이 적은 제주의 현실을 감안할 때 문화재자료로 지정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리나 위원은 “통일신라시기 형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나 다리 위쪽이나 몸 뒤의 옷주름 표현은 기본 형식에서 벗어나는 등 신라나 고려의 불상의 전통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그래서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시대적 특징이 안 보이기 때문에 지방문화재로 지정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선운정사 돌부처상(높이 99.5㎝, 어깨너비 49㎝, 무릎너비 76㎝). ⓒ제주경실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근민 도정은 김리나 위원도 찬성의견을 제시한 것처럼 조작했다. 제주도는 “조선시대 이래 유행한 약기인 약사불상의 도상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의 복합성을 갖춘 불상이며 사업명세서에서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석재불상”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제주경실련은 1월 8일 김리나 위원과 직접 전화 통화를 했다. 김 위원은 “S사찰 돌부처상은 우리나라 불상의 전형적 형식이 아니며 제주전통문화와도 관련이 없어 지방문화재나 지방문화재자료로 지정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분명하게 답변했다. 또한 “논란 종식을 위해서는 제주도 차원에서 재조사를 통한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경실련이 밝힌 바에 따르면 S사찰 돌부처상을 문화재자료로 지정하기 위한 심의위원회 안건 심의위원회에 위촉된 문화재 유형분과(제1분과) 전문위원은 9명으로, 돌부처상 심의회의에는 윤치부 제주대 교수를 제외한 8명이 참석했다. 당시 직책 기준 참여 전문위원은 권상렬 제주박물관장, 김은석(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제주대 교수, 김태일 제주대 교수, 김혜우 전 도교육청 정책국장, 김현숙 미술협회 제주도지회장, 박찬식 제주대 강사, 양상호 탐라대 교수, 이형준 성안미술관 기획실장이다.

▲ 선운정사 공사현장. ⓒ제주경실련.

8명의 위원은 돌부처상 출처근거 미흡으로 1차 회의 심의를 보류했으나 2차 회의에서는 가결 처리했다. 일부 심의위원은 돌부처상 문화재자료 지정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통과됐다. 이들은 첫째, 보존 상태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오래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이 너무 깨끗했다. 둘째, 희소성 가치가 없어 보인다. 셋째, 유입경위가 불명확하다. 넷째, 전문가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다섯째, 제주 향토문화와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제주경실련은 “도난품으로, 불법 반출품으로, 매매 상품으로 전국 곳곳을 옮겨 다녔던 S사찰 돌부처상이 우근민 도정에 의해 찬란한 빛으로 장식되기까지는 많은 전문위원들이 참여했다. 그럼에도 대부분 전문위원 및 심의위원들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제기하지 못한 채 문화재자료 지정을 하는데 동조역할만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제주경실련은 “도정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은 이번을 계기로 ‘들러리 역할’이 아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해 주기를 강조한다”며 “ 우근민 도정은 제주경실련 추천위원이 포함된 실사단을 구성해 이들에 의한 돌부처상 재조사를 실시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