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52일전에 S사찰 행사를 찾은 우근민 지사(오른쪽 두번째)

애월읍 S사찰에 대한 5억원 지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해당 돌부처상이 제주지역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난품이며 보관경로도 불분명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경실련에 따르면 돌부처상은 최초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부남리 소재 한 무속인집 마당에 있던 것으로 1988년 계룡대개발사업에 의한 토지 수용이 이뤄지면서 방치돼오다 신원미상 매매업자의 반출에 의해 대구시 남구 이천동 소재 유모씨에게 넘어갔다. 매매업자는 1990년 경찰에 의해 무단반출혐의로 처벌을 받았지만 그 후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1994년 유모씨에게 다시 인계됐다. 이후 돌부처상은 대구 이천동 골동품상을 거쳐 포항시 북구 기계면 소재 충효사로 넘어갔다가 2008년 선운정사에 의해 제주도로 반입됐다.

문화재로 지정된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고 있다. 전문가 3명의 현장실사 검토 결과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3명 중 2명은 문화재자료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1명은 지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명은 “정확한 조성시기는 알 수 없으나 조선시대 유행한 약사불상의 도상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연구할 자료적 가치가 있으며 불상이 적은 제주의 현실을 감안할 때 문화재자료로 지정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1명은 “통일신라시기 형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나 다리 위쪽이나 몸 뒤의 옷 주름 표현은 기본 형식에서 벗어나는 등 신라나 고려의 불상의 전통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그래서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시대적 특징이 안 보이기 때문에 지방문화재로 지정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 선운정사 돌부처상(높이 99.5㎝, 어깨너비 49㎝, 무릎너비 76㎝).

제주경실련은 “2010년 9월에 있었던 문화재자료지정 가치 검토를 위한 제주도문화재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돌부처상 출처 근거자료 미흡 이유로 회의가 보류됐다” “이때 우근민 도정이 제출한 회의자료에는 현장실사 전문가 3명이 같은 모두 같은 의견을 제시한 것처럼 회의 자료를 꾸몄다” "반대의견을 낸 한 명의 의견은 완전히 배제시켰다“고 주장했다.

제주경실련은 “이를 볼 때 우근민 도정은 문화재심의위원들로부터 문화재자료 지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또한 “꿰맞춘 내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음에도 우근민 도정은 해명자료를 통해서까지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우근민 도정은 재확인이나 추가적인 고증조사 등을 뒤로한 채 그동안 저질러 놓은 일에 대한 합리화에 급급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돌부처상에 관한 회의는 2011년 3월, 1차 회의자료 내용과 출처자료를 첨부해 2차 제주도문화재심의위원회가 열었다. 문화재위원회 위원 8명 전원은 일방적으로 제시된 자료에 근거해 가결 처리했다. 2011년 9월 26일자로 돌부처상은 제주도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5억원 예산명세서에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석재불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제주도는 돌부처상이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자 코와 귀 등 훼손부분을 보수하기 위해 2012년 8월 1990만5000원을 투입해 보존처리 공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제주경실련에 따르면 일부 복원 흔적이 있을 뿐 떨어져 나간 귀 부분과 금이 간 무릎 부분은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실련은 “적절한 예산집행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시되는 부분이 많아 감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2013년도 예산에 5억 원을 편성해 대형 보호누각을 건립하고 있다. 제주경실련은 “다른 지역에서 여기저기 옮겨 다녔던 작은 돌부처상 하나가 우근민 도정으로부터 이런 융숭한 대접을 받을 줄이야 가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난했다.

또한 기존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불상에 대한 예산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사찰의 ‘정체모를’ 돌부처상에만 거액 지원을 하는 것도 의문이다. 2003년에는 월령사, 보덕사 소재 불상이, 2008년에는 원명선원 불상 등이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이들 불상 대부분은 S사찰의 돌부처상과는 달리 형식이나 조성된 시기가 명확하고 제주지역과 연관성이 있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영조 제주경실련 사무처장은 “S사찰 돌부처상에 대한 예산지원은 특별한 원인이 내부적으로 숨겨져 있지 않고서는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는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로 이어져야 할 중대한 사건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돌부처상에 대한 문화재자료지정에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