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와라 신야(蕂原新也)가 제주에 온다. 후지와라 신야는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제5회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5th World Trails Conference)의 대중강연 연사로 나선다.

후지와라 신야는 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1월 17일(토) 오전 10시 30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삼다홀에서 열리는 대중강연 ‘내 삶은 여행길에서 죽는 일’을 통해 스무 살 무렵부터 시작된 여행이 칠십을 넘긴 오늘까지 어떻게 그의 삶의 축이 되었는지, 사진과 글로 세상을 탐험했던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후지와라 신야는 <인도방랑><티베트방랑><아메리카기행> 등을 출간해 젊은이들의 세계에 대한 여행 열망에 기름을 붓고, 최근에는 <겪어야 진짜>라는 대담집을 통해 안주하는 삶에 대한 경종을 울린 사진가 겸 여행작가이다.

후쿠오카의 작은 항구에서 여관집 아들로 태어난 후지와라 신야는 수십 개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남들보다 몇 년 늦게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을 중퇴하고 인도로 떠난 후 여행자의 삶을 시작했다. 여행가, 사진작가, 저널리스트, 소설가, 행위예술가 등의 길을 걸었다. 자유주의자이면서 낭만적 히피로 자신만의 카메라 앵글로 여행을 기록했다.

<인도방랑>은 70년대 일본에서 학생운동의 좌절로 공황에 빠진 수 많은 일본 젊은이들을 인도라는 명상의 나라로 이끌었다. 여행서 <황천의 개>, <아메리카 기행>, <티베트방랑>, <메멘토모리>,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인생의 낮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기도>, <여행의 순간들>과 사진집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일본의 유력 일간지에 강도 높은 현실 비판 칼럼을 연재하는 저널리스트로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며 젊은이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여행 철학은 버리기 그리고 준비하지 않기. 여행(트래블)에서 말썽(트러블)은 오히려 필수며 여행의 감칠맛을 더 해준다고 믿는다. 여행의 목적은 자기가 무너지는 좌절을 맛보기 위한 영혼의 트레이닝 현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강연에서도 외국인 여행객이 거의 없었던 40년전 한국의 곳곳을 여행하던 당시 한국의 정보기관에서 적군파로 그를 의심했던 일이며, 부산의 어시장에서 낚시전문가인 그에게 횟감을 사기 쳤던 횟집 주인 이야기 등 오래 전 경제개발이 막 시작되던 무렵의 한국을 여행하면서 겪은 트러블이 난무하는 트래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한 비정규직, 은둔형 외톨이 등 일본 사회의 병적인 징후와 곧 한국에 다가올 비슷한 증상에 대한 우려, 이를 우리 모두 같이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삶이 곧 여행이고 이 여행의 아름다운 목적을 잊지 말기를 당부할 예정이다.

강연 참가는 무료이며 참가신청은 11일까지(www.worldtrail.org)에서 온라인 사전접수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