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지역을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로 복구해, 오히려 산불 위험을 더 키우는 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오영훈 의원(제주시 을)은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불피해지역 복구조림에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산불피해지역 복구조림 중 침엽수 사용비율을 살펴보면 △2016년 79.4% △2017년 75.4% △2018년 81.8% △2019년 85.8%로 점점 늘고 있다. 반면 활엽수는 해마다 비율이 하락해 2019년 14.1%에 불과했다.

오영훈 의원은 “침엽수는 활엽수에 비해 산불에 훨씬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산불방지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주요 침엽수종의 연료모델개발, 2016-18)에 따르면, 수분함량 10% 기준으로, 착화시간은 활엽수 91초, 침엽수 61초이다. 화염지속 시간은 활엽수 23초에 비해 침엽수는 57초로 2배 이상 화재가 더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엽수가 산불에 더 취약하다는 결과다.

실제로 우리나라 산불 초기 발화지점 조사 결과, 침엽수림에서 발화한 경우가 전체의 69%이다. 혼효림은 17%, 활엽수림은 14%이다.

오영훈 의원은 “산불피해지역 복구 과정에서 침엽수 사용이 과연 ‘대책’이 맞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단순한 피해 복구를 넘어 산불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중장기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