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7대경관 선정 후속조치로 야심차게 공언한 "한류문화 국제교류의 거점역활"이 말만 앞세운 허언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7대경관 논란으로 인해 추락한 신뢰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 제주도-SBS콘텐츠허브 MOU체결식

 우근민 지사는 지난 2월13일, 제주도청 기자회견에서 '아시안 팝송제'유치와 더불어 2월부터 6월까지 총 24회(1일 2회) 공연이 이뤄지는 '뮤직아일랜드'가 진행된다며 2,30대 외국인을 포함해 연인원 8만명이 관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연은 2월14일과 3월6일 단 2회로 끝났다. 공연장소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확인 결과 이후의 스케쥴은 모두 취소된 상태였다.

 제주도에 공연 재개 여부와 외국인 관람객에 대해 문의하니 "SBS허브가 주관하는 행사다. 제3자의 일에 관여하는건 맞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제주도가 '뮤직아일랜드'에 관해 제3자 입장이 아님은 지난 2월14일 SBS허브와 '新한류 문화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서도 드러난다. 또한 협약식에서 "'뮤직아일랜드'는 관광브랜드 가치를 높여 제주도가 신한류 문화콘텐츠의 중심지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 "K-pop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한류 콘텐츠를 발굴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한바 있다.

▲ 제주도-SBS콘텐츠허브 MOU체결식

 당초 제주도는 '뮤직아일랜드'에 매회 공연마다 1,500명의 한류팬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 올것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공연장인 켄벤션센터 탐라홀이 1,500석 규모라는 것을 감안하면 공연은 전적으로 외국인들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2월14일과 3월6일 공연에 외국인의 모습은 없었다. SBS-MTV 홈페이지에서는 국내팬들을 대상으로 방청권 이벤트가 진행됐다.

 외국인 1만8,000명이 온다는 것도, 단 두 차례만에 막을 내린 공연도 제주도는 묵묵부답이다. "한국문화 국제교류의 거점"도 물거품됐고 "신한류 문화콘텐츠 중심지로 발전하는 계기"도 사라졌다. 우근민 지사의 공약인 '아시안팝송제'와 '뮤직아일랜드' 두 개 다 空約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끼워넣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월13일, '제주-세계7대자연경관과 관련해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에서 우근민 지사는 '뮤직아일랜드'가 "'제주아시안팝송제'를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뮤직아일랜드' 관련 발표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21일이고 '제주아시안팝송제'는 올해 2월13일 기자회견문에서 처음 나왔다. 7대경관 논란을 덮기 위해서 '아시안팝송제'를 들고 나왔고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서 기존 추진되던 ‘뮤직아일랜드’를 끼워너 급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독선과 아집으로 신뢰가 바닥에 내팽겨쳐진 상태에서 무능력까지 더 해지보다보니 점점 수렁에 빠지는 형국"이라며 "보좌진에도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