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포탈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제주렌트카'를 검색하면 광고 20개가 주르륵 뜬다. 이른바 ‘클릭 초이스' 광고다.

 광고비는 어느 정도일까?
 2011년 8월 중순 현재 나타나는 광고 중 가장 상단에 위치한 업체의 광고비는 클릭당 2,700원이다. 비슷한 키워드인 ‘제주도렌트카'로 검색해서 나오는 가장 상단의 광고비는 2,250원. 즉 이 광고를 한번 클릭하면 광고를 게재한 업체의 계좌에서 2,700원이 네이버로 빠져나간다.

 한 달 동안 네이버에서 이 두개의 키워드로 검색하는 숫자는 각각 67,000번, 75,000번을 상회한다. 제주도에서 영업하는 렌트카업체들이 네이버에만 지불하는 광고비가 한 달에 3억5천만원이 넘는다. 또한, 이러한 형태의 광고 영업을 하는 회사가 네이버를 비롯해서 다음, 네이트, 구글, 오버추어 등 더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렌트카업체들이 포탈 등에 온라인 광고로 지불하는 광고비는 월 단위로 5억에 육박한다고 보인다.

 결국, 업체들이 지출하는 거액의 광고비는 고스란히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가된다.

▲ 제주국제공항 렌트카 주차장내 영업 중인 렌터카업체

 2011년 7월말 현재 제주도내에서 렌트카영업을 하는 업체는 총68개 업체(영업소 포함)이다. 차량대수는 16,000여대이며, 가장 큰 성수기인 8월의 가동율이 85%에 이른다. 그러나 8월 성수기를 제외한 나머지 달의 가동율은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렌트카의 가동율을 감안하면 제주도 렌트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8월 성수기는 업체들에게 놓칠수 없는 기회이다. 가뜩이나 포화된 시장 환경, ‘찰나’처럼 짧은 성수기, 그리고 출혈경쟁에 가까운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한 업체들은 8월 성수기 한 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 렌트카를 체크 중인 업체 직원과 관광객

 제주에 사는 K모씨는 지인들의 제주방문을 위해서 T렌트카회사에서 K7 렌트카를 대여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차보험도 들었다. 일정을 마치고 차량 반납을 위해 공항에 있는 렌트카 업체를 찾았을 때 크게 마음이 상했다. 2박3일의 대여기간 동안에 6만원이 넘는 자차보험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 뒷범퍼쪽에 있는 5cm정도의 가느다란 흠집을 구실로 5만원을 더 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인들의 환송을 위해 시간이 없었던 K씨는 아무말 없이 업체에서 달라는데로 다 지불했다고 한다. 지인들을 보내고 난 K씨는 업체에 전화를 해서 따졌다. 업체의 말은 자차보험은 완전면책이 되는 보험이 아니라고 했다. K씨는 사전에 업체측으로 부터 완전면책이 되는 보험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일반 자차보험은 적극적으로 권유하면서 완전면책이 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은 업체의 행태를 보면서 특정 보험이 업체들이 수익을 올리기 좋은 수단이겠거니 짐작만 했다고 한다. 차량대여비는 카드결제가 되지만, 보험료는 현금으로만 가능하다는 말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 사는 나도 이렇게 의아하고 억울한 경우를 당하는데, 대부분 비행기 탑승시간이 임박해서 렌트카 반납을 하는 관광객들은 어떻겠나? 하는 생각을 하니 제주도 관광의 미래가 암담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T업체는 제주도로부터 '2011년 우수관광 사업체'로 선정된 업체라는 것을 확인하고 더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현재 제주국제공항은 주차장 확장 공사 중이며, 총 면은 888면이다. 그 중 렌트카업체들에게 할당된 면이 525면이고 일반 주차장이 363면이다. 렌트카업체들에게 할당된 면수가 무려 69%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군데 이상의 렌트카업체가 렌트카주차장을 벗어나 일반주차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2011년 8월의 제주공항은 렌트카업체 전용 주차장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많은 관광객들이 렌트카로 인해 제주관광의 ‘처음' 혹은 ‘끝'을 완전히 망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