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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부부의 '좌충우돌' 제주이주기초보 요리사·바리스타, 덜컥 레스토랑 개업했는데…
정은선 기자  |  esjeong@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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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1  09: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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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경, 이근발 부부와 강아지 마루, 아라

한 40대 부부가 충남 천안에서 제주로 덜컥 이주했다.

도시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했던 부부였다. 몇해전 제주로 여행을 왔다 무심코 "제주에 와서 살까"라는 말을 내던졌다. 이 말을 지난해 4월 현실이 됐다.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에서 '메리앤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메리(47, 이인경)와 폴(48, 이근발)이 주인공이다.

지난 20일 오전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이인경씨는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바쁜 준비시간에 인터뷰를 청한 것이 미안하다고 느껴질 찰나 그녀는 "준비가 마무리 될 때 와줘서 고마워요"라며 반겼다. 그 뒤를 마루와 아라가 따르며 인사를 건낸다. 마루와 아라는 이 부부가 키우는 강아지다.

천안에서 영어 유치원을 운영했었던 부부는 제주이주를 결심한 이후 직업 찾기에 나선다.

남편 이근발씨는 곧바로 바리스타 공부에 매달렸다.

이씨는 "커피숍을 차리면 오전에 빵을 굽고 가게는 남편에게 맡기고, 놀러가야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에 내려와 커피숍을 운영하는 선배 이민자들로부터 조언을 얻은 뒤 방향을 수정했다.

   
▲ 이인경, 이근발 부부

서로 머리를 맞대 결정한 게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을 오픈한 부부는 초보 요리사, 초보 바리스타로 좌충우돌 시간을 보냈다.

오픈 1주년을 한달 앞둔 지금에야 "조금 컨트롤이 된다"며 커피와 서빙, 설거지 등은 남편이 맡고, 저는 요리를 담당하고 있다"고 이씨가 말했다.

초보가 시작한 레스토랑이었지만 지금은 블로그에 잇따라 소개되면서 제주에서도 맛집으로 손꼽히는 곳이 됐다.

제주에서도 귀덕리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관광지는 관광지라서 싫고, 동쪽지역은 바닷가가 우리 부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며 "귀덕리는 예전에 살았었던 동네에 온 듯 한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마을주민들과의 애틋한 사랑도 공개했다.

그녀는 "며칠 전엔 외출하고 돌아오니 문 앞에 양파가 놓여 있었다"며 "이웃 할머니가 '못생겨부난 줨서~(못생긴 거라 준다)'라며 호박을 주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항상 이렇게 도움을 받는다"며 "도움 받는 것에 익숙해질까 봐 고민"이라고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 레스토랑 메리 앤 폴 내부

제주 이주민들이 느끼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제주도 사람들의 '텃세'를 꼽지만 부부에겐 조금의 장애도 되지 않았다.

그녀는 "제주도 사람들이 배타적이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다"며 "시간이 지나자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오히려 뒤끝이 없었다"고 했다.

제주 이주민을 꿈꾸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씨는 "레스토랑을 찾은 이주민들에게 제주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일단 지내보고…'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며 "나름대로 계획을 잘 세우겠지만 '내가 하면 잘될꺼야'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제주로 오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제주도 분들이 무뚝뚝한 부분이 있다"며 "그 속에 깊은 정을 이제는 알지만, 이주민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조금 부드러워졌음 좋겠다"고 바람도 밝혔다.

그녀가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주변에선 3년을 넘길 수 있겠냐고 걱정하지만, 앞으로도 쭉 제주도에서 살고 싶어요" <제주레저신문>
   
▲ 레스토랑 메리 앤 폴

정은선 기자  esjeong@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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