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군산 잇는 바다 위 KTX, '물거품' 되나

종합	제주-군산 잇는 바다 위 KTX, '물거품' 되나위그선 취항 실패…제주형 해양산업 핵심프로젝트 ‘삐걱’ 강정태 기자 \| ktnews@leisuretime.co.kr

승인 2013.03.06 09:13:40

▲ 50인승 중형 위그선.

"세상에서 가장 빠른 배, 바다 위를 나는 배, 제주-군산 간 1시간 50분 주파"

'꿈' 같은 일이 현실이 될 것이란 기대를 잔뜩 품게 만들었지만 결국 '꿈'으로 끝날 모양새다. 안정성 검증 등 곳곳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

지난해 위그선 취항을 '제주형 해양산업 7대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하며 오션익스프레스만 바라봤던 제주도도 허탈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위그선은 어떤 배

1960년대 러시아를 시작으로 여러 나라가 위그선(Wing In Ground Craft, 수면비행선박)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상용화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희망이 싹트기 시작한다.

2011년 7월, 세계 최초의 50인승급 중형 상용 위그선이 제작을 마치고 모습을 드러냈다.

전북 군장산업단지에 위치한 윙쉽중공업주식회사(대표 강창구)의 군산 1공장에서 50인승급 상용위그선 설계에 들어간지 2년 4개월 만에 일구어낸 기술의 성과라고 평가도 받았다.

8인승급 이하 소형 위그선의 경우 독일, 러시아, 중국 등에서 개발에는 성공한 바 있지만 50인승급 이상인 중대형의 경우에는 상용으로 개발된 것은 최초의 기록이었다.

위그선의 순항속도는 시속 180km로 군산에서 제주까지 1시간 5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선체는 모두 가볍고 튼튼하며 해수에 강한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만들어 졌으며, 선박용 디젤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터보프롭 엔진 2기를 장착하고 있다. 선체 길이는 29m, 폭은 27m로서 상용으로는 세계최대 규모다.

위그선은 바다 위를 1~5m 가량 떠서 시속 180∼250km의 속도로 달리는 '해상 KTX'로 불린다. 에너지 소모량이 고속선에 비해 절반에서 3분의 1수준으로 낮고 파도의 영향을 받지 않아 배 멀미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의 모든 섬과 육지를 1시간 이내로 연결이 가능하며 이웃 중국과 일본도 1~3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다.

문제는 안정성. 지난해 7월 8일 경남 사천시 진주만 향기도 남동쪽 2km 해상에서 시험 운항중이던 소형 위그선 1척이 해상으로 추락하며 4명이 사상자가 발생해 안정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위그선 취항, 안정성 확보가 '관건'

군산항망청은 지난 달 20일 군산과 제주를 오가는 위그선 취항을 준비해 온 오션익스프레스가 면허를 반납해 면허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면허취소 이유는 위그선이 확보되지 않았고 제주시 애월항에도 계류시설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

앞서 오션익스프레스는 2011년 2월 13일 국내 최초로 군산 비응항과 제주 애월항 항로에 50인승 위그선을 취항하기 위해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를 조건부로 신청해 조건부로 허가받은 바 있다.

이후 취항을 윙쉽중공업이 제작한 위그선을 인도 받았지만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안전인증'을 받지 못한 게 결정적 원인이었다.

8인승급 이하의 소형과 달리 50인승급 이상의 중대형은 상용으로 개발된 사례가 없어 여객선박으로 등록하려면 안전 사실을 확실히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군산지방해양항망천 관계자는 "오션익스프레스에서 아직 영국 로이드 안정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조건부 면허가 취소된 것"이라며 "국토해양부에서도 제주와 군산은 거리가 너무 멀어 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도 "위그선 추락사고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부안 오션익스프렛 부사장은 "군산과 제주를 잇는 위그선 취항이 완전히 무산 된 것은 아니"라며 "올해 상반기까지 안전성 테스트를 마무리한 뒤 군산-어청도 등 50km 이내 가까운 거리에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