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안덕계곡에 버려졌던 촬영 잔해물들. 쓰레기들이 담긴 포대 안엔 조화들과 옷가지들이 있고 포대 옆엔 음료수캔과 커피 플라스틱 용기들이 버려져 있다.

지난 9일(일요일) 저녁께, 느닷없이 '구가의 서 쓰레기'가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비롯 SNS 상에서 떠돌면서, 이와 관련 지난달 14일 본보에 게재된 기사에 접속자가 급증했다.

사연을 파악해 본 바로는, 9일 오전 10시 50분 경 어느 트위터 사용자가 "MBC 구가의서 팀들! 촬영 끝나셨으면 쓰레기는 좀 치우지 그러셨어요..안덕계곡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데 쓰레기를 몇주째 방치 합니까!! 누구 엠비씨 아는 사람 없쑤까~"라는 트윗을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 트윗은 무려 2300번이 넘게 리트윗 됐다. 이 과정에서 한 달 가까이 지난 기사(5월 14일자)가 덩달아 관심을 끌었다.

안덕계곡에 쓰레기가 버려졌다는 기사는 본보가 유일했고, 다른 언론사들은 9일 오후 늦게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기사들이 주를 이뤘다.

제작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촬영이 끝날때마다 인부까지 고용해서 환경 정리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제작사는 급속하게 퍼진 트위터 내용만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14일 본보의 기사를 봤더라면 하지 못할 발언이다. 취재 당시, 기자가 확인한 것은 분명 '쓰레기'였다. "인부까지 고용해서 환경 정리"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풍경이 안덕계곡에 있었다. 트위터에 올려진, 그 풍경 말고도 쓰레기는 많았다. 구가의 서가 만든 풍경이.

제작사는 트위터 내용에 대해 해명하면서 "없어진 소품이 쓰레기로 둔갑했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안덕계곡 방문객이나 근처 주민들을 '도둑'으로 몰고 있다. 그러나 취재 시 본 안덕계곡 쓰레기를 감안하면, 최소한 구가의 서 스탭의 부주의로 판단된다. 진정으로 "억울한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주기 바란다.

김혜수는 '쿨'하게 반성했다. 어떤 변명도 없이 인정했다. 윤창중은 어땠나? 구가의 서는 윤창중을 따를 것인지, 김혜수를 배울 것인지 결정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 드라마 제작팀이 6월에 촬영차 제주에 내려왔으나 없어졌다고 밝혔던 드라마 세트(인조나무). 이 인조나무는 트윗으로 알려진 것처럼 분해된 뒤 안덕계곡 구석에 방치됐다.

▲ 인조나무와 함께 안덕계곡 주변 바위 틈에 식재돼 있던 인공조화들. 일부 조화들은 플로럴 폼에서 뽑혀져 이곳저곳에 방치된 채 흐트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