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지하수가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돼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고관표 교수 연구팀은 임상연구를 통해 '제주물의 당뇨병 치료효과'를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제주 지하수와 서울지역 수돗물을 마이크로 필터로 정수해 당뇨병 환자들에게 음용하게 한 후 혈당 개선효과를 비교했다.

▲ 제주 지하수로 뽑아낸 삼다수와 한라수.

임상연구엔 총 233명의 당뇨병환자가 참여했다. 참여자 3명 중 2명에겐 제주시 교래리와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채취한 지하수를, 나머지 1명에겐 서울 강서구의 수돗물을 제균정수해 하루 1리터씩 12주간 음용토록 했다.

그 결과 12주 후 혈당조절이 양호(당화혈색소 7% 미만)한 환자의 경우엔 3개 지역간 차이가 없었지만, 중등도 이하(당화혈색소 8% 미만)의 혈당조절을 보인 경우는 대포동 지하수군이 87%로 서울수돗물군의 79%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지표 중 하나인 프록토사민은 제주 지하수군 모두(교래리 283, 대포동 282 μmol/L)에서 서울수돗물군(292 μmol/L)보다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

가장 객관적인 혈당지표인 당화혈색소는 12주 후 교래리 지하수군(7.5%)에서 서울수돗물군(7.8%)보다 개선됐다.

▲ 제주대학교 고관표 교수.

연구진은 "제주 지하수가 혈당을 개선시킨 기전은 화산암반수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바나듐으로 추정되나 이를 증명하기 위해선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해석하는데 주의할 점은 시험군에 다른 지역 지하수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혈당개선이 제주 지하수 고유의 효과인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미네랄워터의 효과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향후 수돗물 이외 타 지역 미네랄워터를 포함하는 추가 임상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혈당에 대한 제주물의 구체적 효과 및 정확한 기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사업은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의 세부과제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저명학술지인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물이 당뇨병을 호전시켰다는 연구가 국제저명학술지에 보고된 경우가 없어 이번 연구는 음용수가 혈당을 호전시킨다는 사실은 세계 최초 보고다.

임상연구에 쓰인 교래리 지하수는 현재 시판중인 '삼다수'와 같다.

▲ 제주대학교 고관표 교수 연구팀의 관련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