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숙박업 상태는 이미 과잉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 ‘친절한' 행보를 보면 더욱 그렇다. 제주도는 최근, 앞으로는 매월 관광숙박업 사업계획 승인 내역을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배경 설명도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정보공개청구등에 대해서만 공개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지만 앞으로는 관광숙박업 관련 정보공개를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다. 공개 목적은 “관광패턴과 관광객 추이에 맞는 적정한 관광숙박시설 공급 추진을 위해"라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정보공개청구를 해야만 공개하던 것을 앞으로는 자발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향후 신규로 숙박업을 하는 사업자는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이다. 즉 제주도는 발을 빼겠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제주도가 드라이브 일변도에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때는 과잉 우려를 전하면서도 어정쩡한 입장이었다. 이렇게 말했다. “여행업계 등에 의하면 현재의 투숙율 상황으로 볼 때지금 시점에서는 숙박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신규사업 신청이 이런 추세로 가면 공급 과잉이 우려 된다는 분석들이 많다 따라서,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과당 경쟁에 대비하기 위하여 숙박시설 신규사업 예정자는 사업계획 신청시 신중한 사업성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던 제주도가 정보공개청구 시에만 제공하던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겠다고 파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제주도는 관광숙박업이 과잉 우려까지 나오게된 이유를 2012년 7월부터 시행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으로 전가하고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우근민 도정 들어서 강력하게 펼친 관광객 ‘머리 숫자'세기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즉 현재의 과잉 우려는 우근민 도정이 만들어낸 것이다. 제주도의 행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숙박업 과잉에 대한 논란을 차단하려는 시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제주도는 2014년 들어서도 확대정책을 포기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올해 관광객 유치목표는 내국인 900만명, 외국인 250만명으로 총 1150만명이다. 지난해보다 6%가량 늘려 잡았다. 올해는 관광객이 더 많아지고 있다. 100만명 돌파는 올해 40일만인 2월 8일에 이뤄졌다. 지난해 보다 8일이나 앞당긴 기록이며, 해마다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그런데 질적 성장도 말하고 있다. 우근민 지사는 지난해 11월 여유법 시행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중국인관광객 증가폭이 둔화되겠지만 이를 질적 성장의 기회로 삼고 상하이를 중심으로 시안, 청뚜 등 내륙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도보여행, 자전거여행, 신혼여행 등 양질의 개별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도 모순이 있다. 시안, 청뚜 등 내륙으로 시장 확대"가 질적성장인 것인지 의문이다. 또한 “MICE, 골프, 승마, 웨딩, 의료 등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 본격화로 고품격 체류형 휴양관광지로 변신을 시도하겠다”고 했지만 가시화 된 건 없다.

여전히 제주도는 관광숙박업에 편중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관광진흥기금 지원 내역을 보면 전체 1000억원 중 80%에 달하는 797억6600만원을 관광숙박시설 확충에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 관광숙박업이 이미 과잉인 것인지, 아니면 더 필요한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이 모호함은 제주도의 책임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11월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나올 예정인 ‘관광숙박시설 수급분석’ 용역을 통해 수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 자료는 올해 1월로 미뤄졌다가 아직도 소식이 없다. 제주도의 자체 분석능력은  아예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사업자가 알아서 하라며 홈페이지에 내용 공개하면 면피가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관광객 유치한다면서 대거 만들어진 골프장, 사설박물관의 부작용을 잊고 있는 도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