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의 바위나 벼랑에 새겨진 마애석각문(磨崖石刻文)인 마애명(磨崖銘)의 조사결과를 총 망라한 <한라산의 마애명>이 발간됐다.

<한라산의 마애명>은 제주도 한라산연구소(소장 양영환)에서 지난 2012년부터 2년 동안 백록담, 한천상류의 탐라계곡, 방선문계곡 일원에서 펼친 마애명 조사 결과를 한권의 책자로 정리한 책이다.

책에는 백록담의 마애명 31개소, 탐라계곡 4개소 등 총 35건의 마애명지 탁본자료와 사진자료, 관련인물의 행적이 담겼다. 또한 조선시대 한라산 주요 등산로의 초입(初入) 부분인 제주시 방선문(方仙門) 마애명 65개소의 사진자료와 관련 인물의 행적도 조사해 수록했다.

제2장에서는 백록담, 탐라계곡, 방선문 계곡의 바위나 벼랑에 새겨놓은 옛 선인들의 마애명을 생생한 사진자료나 혹은 탁본자료로 원문을 제시하고, 관련 인물 행적을 담았다. 백록담은 마애명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동벽을 우선 소개하고, 다음으로 북벽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백록담에는 1521년 제주도에 유배와서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을 저술한 김정(金淨)의 것으로 추측되는 마애명과 1619년 이익(李瀷), 1875년 최익현(崔益鉉) 마애명을 포함해 1966년도 정우식(鄭雨湜) 제주도지사 일행의 마애명까지 조선시대부터 근현대 이후까지를 총 망라하고 있다. 탐라계곡에서는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은선동(隱仙洞)’마애명의 사진자료를 생생히 소개하고 있으며 방선문에서도 여러 연구자에 의해서 조사되었던 선행연구자료와 이번에 추가로 조사한 자료도 수록했다.

제3장에는 한라산을 유람하여 유산기(遊山記) 및 마애명을 남겼던 조선시대 인물 8인에 대한 역사적 조명과 기록 원문, 마애명 작성자의 흔적과 그들의 백록담에 대한 인식 까지 살펴보고 있다. 1521년 김정에서부터 1895년 조천읍 출신의 김희정(金羲正)까지 아우르고 있다.

<한라산의 마애명>은 한라산 조사연구 범위를 기존 자연자원 생태조사에서 역사문화연구로 확대시키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한라산연구소에서는 <한라산의 마애명>을 국회도서관 및 도내 국공립 도서관, 관련 연구기관 등에 배포하여 한라산 역사문화자원의 가치를 알리고, 교육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