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원찬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지난 5일 우근민 지사의 출마선언문에는 눈길을 끄는 말이 있다. “관광객 2000만명 달성" 이다. 우 지사 출마선언이 워낙 파급력이 큰 뉴스거리여서 그런지 이에 대한 언급을 한 언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제주도는 지난해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우근민 지사는 관광객 1000만명을 내심 자신의 큰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아이나 오키나와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은 섬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관광수입은 절반도 안된다. 또한 입으로는 “제주관광영토 확장"을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이 80%이상으로 심각한 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관광으로 인한 수입도 도민이 아닌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이 매우 심하다. 중국인 관광객 수혜는 면세점, 내국인 관광객 수혜는 ‘네이버’ 라는것이 업계 진단이다.

이런 와중에 우근민 지사가 꺼내놓은 “관광객 2000만명 시대"는 제주관광의 중심을 여전히 양적성장에 놓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라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복합리조트, 노형동 중심가에 건축될 예정인 56층 빌딩 등을 감안하면 우근민 지사의 관광정책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는 자명해 보인다. 또한 복합리조트 카지노 논쟁, 노형동 카지노 빌딩 등, 우근민 지사는 관광객 머릿 수, 중국인, 개발에 방점을 찍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오피니언 리더들과 한국은행 등은 꾸준히 제주관광이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양적성장을 고집하는 추이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우근민 지사와 같은 당인 새누리당의 도지사 예비후보 양원찬 씨의 주장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양 예비후보는 지난 5일 정책 브리핑을 통해 “제주관광이 그동안 질적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이 실속없는 숫자놀음에만 매달려 왔다"고 비판했다.

▲ 지난 7일 열린 양원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양원찬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정책 브리핑을 통해 조목조목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 “제주관광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관광객 체류 일수 확대와 관광객 1인당 소비 지출 확대 정책”을 말했고 "제주도는 섬 지역이기 때문에 관광자원의 희소성과 함께 환경적으로도 수용능력에 한계가 있다"며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관광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예비후보는 "우리나라 관광시장에서 제주관광 비중은 국내 관광객의 21%, 외국 관광객의 10%를 점유하고 있으면서도, 전국 지역총생산량(GRDP)에서 제주지역 점유율은 겨우 0.9%에 불과하다"고 꼬집으며 "관광객 적정 수준을 정하고, 기존 단순 체류형에서 탈피해 관광과 휴양, 레저를 겸한 장기 체류형으로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원찬 예비후보는 관광지업 총량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고, 사설 관광지 난립으로 벌어지고 있는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관광 사업장의 적정 관리를 통한 경쟁력 강화대책이 필요”하다며 대안도 제시햇다.

양 예비후보는 관광사업자의 역차별도 제기했다. "신규 관광사업자는 행정의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제주관광 개척기에 참여했던 기존 사업자들에게는 지원이 거의 없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지역주민과 토종 관광업체에게도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원찬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7일 가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관광객 1000만명이 왔다고 하지만 관광업계 종사자들 말을 들어보면 500만 올 때 보다 못한다고 하더라”며 “이익을 대기업들이 다 가져가 버리기 때문”이라며 양에만 치우친 제주관광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난개발로 훼손되는 제주 자연을 지키고 외래문화에 침식돼가는 제주문화를 지키고 싶다”며 무분별한 중국투자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관광객 총량제 정책 의지를 보였다.

7일 정책 브리핑에서는 “향토 유산의 가치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부족한 봉수·연대, 지적묘, 도대불 등 제주지역 향토 문화재들을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양원찬 예비후보는 “특히 제주도의 도대불은 올레길 코스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작은 포구들의 전경에 보탬을 더할 뿐 아니라, 북촌리 도대불처럼 그 역사적 의미와 학술적 연구가치가 특별한 도대불들도 있다”며 “도대불을 향토 유산으로 지정·관리하기 위해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12년 동북아시아 지석묘에 소개된 제주지역 지석묘군 8곳에 추가 예산을 지원해 관리를 강화하고 도로 안내 표지판 등을 신설해 관광객과 도민에게 제주도 향토 문화 접근을 용이하게 하겠다”고 하는 등 제주를 오래 떠나 있던 인사로서는 의외이다 싶을 정도로 도내의 ‘자잘한' 문화재에 대한 식견도 엿보였다.

우근민 지사의 양적 성장과 대비되는 양원찬 예비후보의 제주관광 질적성장 강조는 도민사회의 그간 우려와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