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산리유적에서 출토된 창끝

국립제주박물관은 한국구석기학회와 공동으로 제15회 한국구석기학회 학술대회 <제주도의 구석기 연구 현황과 성과>를 23일과 24일에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간 축적된 제주도의 구석기 연구 성과를 처음으로 조명하는 자리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구석기와 초기 신석기유적 관련 전문가 40여 명이 참가한다. (재)제주고고학연구소와 (재)제주문화유산연구원을 비롯한 전국 여러 발굴조사기관이 후원한다.

제주지역에서는 1973년 빌레못동굴 발굴조사를 선두로 구석기시대의 존재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1975년부터 1979년에 천지연폭포 주변에서 구석기로 추정되는 유물이 보고된 바 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주도의 구석기연구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제주도내의 여러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구석기유물의 출토 가능성이 높은 제4기층이 확인되어 왔으며, 구석기유물들이 도내 곳곳에서 발견되어 제주도 구석기문화에 대한 새로운 자료들이 축적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 동안 이루어 온 구석기 연구의 새로운 성과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로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첫째 날인 23일에는 제주 고산리유적 · 서귀포시 강정동유적과 생수궤유적을 답사한 뒤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제주 생수궤유적 출토유물을 공동으로 관찰하며 토의한다.

▲ 서귀포 생수궤유적에서 출토된 돌날과 몸돌

둘째 날인 24일 오전 9시 30분부터는 국립제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2개의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제주도 구석기 연구 현황과 성과’에서는 제주도에서 발견되는 제4기층과 구석기와의 관계를 비롯하여 서귀포 생수궤유적, 한경면 고산리유적 등 도내 유적에서 발견된 구석기 관련 유물의 위치와 성격에 대하여 발표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빙하기 때의 제주도 상황을 비롯하여 제주와 육지가 연륙되었을 당시 구석기문화가 유입되었을 가능성, 제주도 구석기문화가 신석기시대로 전개되어 가는 양상 등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2014~2015년에 조사된 〈한국 구석기유적 조사 사례발표〉로서 최근 조사된 유적과 유물 자료가 소개된다. 파주 가월리 1236-1번지 유적, 속초 청호지구 공동주택사업지구 유적, 충북 단양 수양개Ⅵ지구 구석기유적, 전남 장흥 신북 구석기유적, 경남 함안 사내리 구석기유적, 강원도 영월 연이골굴유적 등 전국 각지에서 조사된 구석기 유적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처음으로 제주의 구석기문화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제주도 구석기 연구는 유적의 발굴과 조사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론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