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희 '거름돌 걸림돌 그리고'

제34회 에뜨왈 전 ‘걸림돌, 거름돌’이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연갤러리에서 열린다.

거름돌은 제주말로 작은 돌을 일컫는다. 농촌 어르신들은 텃밭의 수많은 돌을 일부러 골라내지 않는다고 한다. 큰 돌이 나오면 밭담으로 쓴다. 작은 돌은 적당히 두었다. 이 돌들은 거름이 되어 오히려 작물을 더 튼튼하게 뿌리게 도와주는 돌거름 역할을 하였다. 가뭄에는 수분을 축적한 돌이 작물을 도움을 준다. 결국 제주의 돌은 농업생활을 가능하게 했던 원천이며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온 제주인의 생명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주의 돌들은 점차 시멘트 바닥아래 영원히 갇히고 있다. 돌담 안에 존재하던 삶의 터는 해체되고 있고 제주 정체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작가들은 고민한다. 이번 전시는 아름다운 건강한 돌문화를 바로 알고 지켜내려는 작업이다. 귀를 돌이 전하는 이야기에 기울였다. 건강한 제주의 밭돌, 밭담 등을 조형언어로 표현했다. 작가들의 노력은 개발 회오리 속에서 제주의 향토성, 자연이 주는 예술성을 조금이나마 지켜내려는 안간힘이다.

참여 작가는 강술생, 고경희, 고민경, 김성희, 김연숙, 김진희, 백희삼, 양은주, 이상열, 조이영, 현경희, 홍진숙이다. 서양화, 한국화, 판화, 공예, 혼합매체 등 작품 30여점을 통해 작가들의 고민을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