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델 아구아'. 다수인 보전론에 맞서 철거를 밀어붙이고 있는 제주도와 부영그룹.
철거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사가 지난 10일 제주도를 방문했다. ‘카사델 아구아’를 설계한 故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아들 빅토리 레고레타. 요지는 철거해도 무방하다는 것.

▲ 카사델 아구아(사진제공=문성필)

 21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299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이선화(새누리당)의원은 빅토르 레고레타의 입국은 “제주도에서 기획한 이벤트성 입국”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제주도에서 준비하고 기자들에게만 문자를 보낸 것을 보면 철거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빅토르 레고레타의 제주도 방문은 기자들도 몰랐다. “주한 멕시코 대사를 비롯해 보전론자”는 안 만났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제주도 관계자외에는 거의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 제공한 사진에도 담당공무원과 한동주 문화관광스포츠국 국장 모습만 나타난다.

 제주도는 빅토르의 방문이 “자비”로 이루어졌다고 두번이나 강조했다. 빅토르는 “카사델 아구아는 콘도를 판매하기 위한 임시 건축물로서 그 철거 여부는 한국의 현행 법규에 따라 처리된다는 점을 확실히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철거를 밀어붙이는 제주도와 (주)부영측 의 ‘천군만마’ 역할을 해준것.

▲ 이선화 의원

 이선화 의원은 임시회에서 “멕시코는 물론, 국내·외 언론, 방송, 대학생들까지 나서서 보전을 주장하고 있다” 면서 “제주도정만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전의견이 63%나 되는 여론조사도 소개했다.

 이 의원은 “제주도는 7대경관, 세계자연보전총회등 세계화에 많은 자금을 쏟아붇고 있지만, 정작 우리곁에 있는 문화유산을 챙기지 못한다면 전시행정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일화도 소개했다. “문화부차관이 현장을 방문해, 문화부라면 땅을 매입해 벌써 해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선화 새누리당 의원은 “대기업이 제주도에서 이익만 챙기고 사회적 책임을 하지 않는다면 비난받아 마땅하고, 카사델 아구아가 철거되면세계적인 문화유산파괴를 이끈 악덕기업으로 영원히 낙인찍힐 것”이라며 부영에 보전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제주도에도 쓴소리를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문화마인드가 없는 제주도정. 계산기만 두드리면 문화를 이해 못한다”, “무지는 야만적 행위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대로 두면 문화 파괴자로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며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도 개회식을 통해서 “세계건축계의 최고 거장으로 손꼽아왔던 故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이 철거위기에 처했다” 세계건축사의 기념비로 남을 건축물을 그저 건물 자체의 목적뿐만 아니라 랜드마크 혹은 예술 가치도 지니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대응했으면 좋겠다”며 보전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철거만 고집하는 불통의 제주도정에 대해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동안 의원들의 숱한 외침에 대해 정책반영은 커녕 시간만 끌다가 유야무야 한다”는 이선화 의원 발언을 보면, 제주도가 입장을 바꿀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아울러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제주도와 부영의 ‘환상적 2인3각’에도 의혹의 눈초리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