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필 객원기자>형제섬 일출.

제주에서 일출 명소를 물으면 흔히들 '성산일출봉'을 꼽는다.

하지만 매년 새해엔 해맞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탓에 '고생 명소'란 별명도 붙었다. 숙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고 어렵사리 숙소를 예약했어도 특별 요금이 붙는 '바가지요금'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오랜 시간 추위에 떨어야 하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

성산일출봉은 영주 십경 중 첫 번째로 손꼽힐 정도로 절경이지만 겨울엔 해가 남쪽으로 치우친 곳에서 솟기 때문에 발갛게 달아오른 일출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내년 새해 해맞이는 또 다른 특별한 곳에서 즐겨보면 어떨까.

사진작가들에게 최고의 해맞이 장소는 물으면 서귀포시 안덕면 해상의 형제섬을 우선 꼽는다. 사계 포구에서 1.5㎞ 가량 떨어진 바다에 솟은 2개의 바위섬이다. 두 섬이 형제처럼 나란히 마주보고 있어 형제섬이라고 불린다.

일출 포인트는 구석기 시대 사람의 발자국이 발견된 송악산 인근 해변이다. 형제섬 사이로 솟는 해가 장관으로 검은색의 갯바위와 붉게 물든 바다가 인상적이다.

제주시내에서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공항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인 산지등대다. 사라봉에 자리 잡은 등대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등대 16경 중 한 곳이고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산지'라는 명칭은 산지촌(山地村)에서 유래됐다. 처음엔 산저(山低)로 부르다가 산지(山地)로 변했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산지천 상류의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한라산 줄기인 148m 사라봉이 북으로 뻗어 내려오다 해안가에 이르러 다시 높이 솟아올라 산지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 <오희삼 作>한라산 백록담 일출.

눈속 야간산행이란 부담은 있지만 한라산 백록담도 빼놓을 수 없는 일출명소다. 해발 1950m라는 국내 최고봉에서 새해 첫 설계를 할 수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에선 이날만큼은 야간산행을 허용한다. 입산 가능시간은 내년 1월 1일 0시부터다. 야간산행 허용 코스는 정상 등반이 가능한 성판악 코스, 관음사 코스 등 2개 탐방로다. 제주 전역에 자리 잡은 360여개의 오름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단 대설주의보 등 기상이 악화되면 출입이 통제된다.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해맞이를 즐기고 싶으면 서귀포 남쪽 바닷가에 인접한 펜션을 예약하면 된다. 바닷가 전망이 좋은 객실을 고르면 따뜻한 펜션 객실에서 해맞이를 즐길 수 있다.

제주에서도 15분 정도 배를 타야 갈 수 있는 우도. 우도봉 우도 등대도 일출명소로 꼽힌다.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과 한라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곳에서 해돋이를 만난 수 있다.

도내 곳곳 오름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제주시는 동지역인 경우 화북동 별도봉 잔디광장과 도두봉 정상에서 '소망풍선 날리기' 등을 통해 무사안녕과 소망을 기원할 예정이다. 삼양동 원당봉 정상에서도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례 봉행 등 해맞이 행사를 준비해 참여하는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차와 떡국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읍면지역인 경우 구좌읍 종달리 지미봉,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 함덕리 서우봉에서 소망기원 제례봉행 등 해맞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섬 속의 섬' 추자도에선 돈대산 정상에서 계사년 해맞이 행사를 준비했다.<제주레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