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 설경.<문성필 객원기자>

제주여행 비수기로 꼽히는 한겨울. 추운데 무슨 여행이냐고 타박하곤 한다.

하지만 겨울이 되서야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여행 포인트가 있다. 겨울 한라산 등반, 그림 같은 비자림로, 눈썰매, 탄산온천 등 곳곳에 즐길거리가 있다. 겨울이 돼야 제 맛이란 먹을거리도 한 가득이다.

겨울 제주여행지 1순위는 단연 한라산이다. 1950m에 이르는 국내 최고봉인 한라산. 꽃 피는 봄인 3월이 되서도 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오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폭설까지 변덕을 부리기 때문이다. 날씨부터 꼼꼼히 챙겨야 한다.

아이젠, 방한모, 보온장갑, 스패치 등 장비도 빠뜨려선 안된다. 체력을 보충할 초코바도 필수다.

한라산 등반코스는 어리목, 성판악, 영실, 관음사, 돈내코 등 5곳이다. 정상인 백록담까지 가려면 관음사와 성판악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먹는 컵라면은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 입산시간은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다. 하산은 윗세오름 오후 3시, 동능정상 오후 1시 30분, 남벽분기점 오후 2시 이전이다.

제주관광공사는 한라산 설경을 즐기려는 관광객과 제주도민을 위해 '한라산 관광객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무료셔틀버스는 지난 달 29일 시작해 오는 27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 운행된다.

제주시 코스는 제주웰컴센터에서 한라산 어리목까지며, 오전 7시 10분부터 오후 3시까지 20~30분 간격으로 1일 20회 운행된다. 서귀포 코스는 서귀포시 제2청사에서 어리목까지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1시간 간격이다.

제주 겨울풍경 단골 사진 촬영장소인 비자림도도 겨울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곧게 뻗은 삼나무에 내린 눈이 설국의 장관을 연출한다. 눈길을 걷다 보면 사려니숲길도 만날 수 있다.

▲ 한라산1100고지서 즐기는 눈썰매.

고지가 높은 한라산 덕분에 겨울만 되면 곳곳에서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광활한 초원에서 말을 방목하는 제주마 방목지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이나 서귀포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5.16도로를 따라 가면 만날 수 있다. 200m에 달하는 언덕에서 마음껏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한라산 1100고지도 눈썰매 명소다. 제주시 또는 서귀포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1100고지 휴게소 앞에서 내리면 된다. 도로에 눈이 없을 경우 자동차를 이용해도 된다.

산굼부리도 2월까지 눈썰매 체험장을 운영한다. 옛 추억을 떠 올릴 수 있는 비료포대 썰매도 만날 수 있다. 

▲ <사진제공=제주산방산탄산온천>제주산방산탄산온천.

꽁꽁 언 몸을 녹이기엔 온천이 제격이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 잡은 '제주산방산 탄산온천리조트'가 유명하다. 지하 600m에서 뽑아낸 유리탄산수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온천수의 평균 온도는 29∼31도로 뜨거운 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한기를

느끼지만 곧 온몸이 파스를 붙인 듯 후끈 거린다. 사이다를 컵에 따랐을 때 볼 수 있는 미세한 탄산방울이 몸에 붙으면서 따끔따끔한 기운이 느껴진다.

온천 입구엔 구명수(鳩鳴水)라고 쓰여 있다. 사람을 구한 물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솟아오른 물을 마시고 병을 고쳤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온천엔 실내온천탕과 야외온천탕, 찜질을 즐길 수 있는 불가마 찜질방과 황토방이 있다.

올레리조트 등 고급 리조트도 추천 코스다. 한겨울에도 개인풀장에서 따뜻한 물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눈과 몸이 호사했다면 속도 든든해 챙겨야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다.

추워져야 제 맛이라는 방어. 탄탄한 육질과 기름기가 오른 방어는 제주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굳이 추천한다면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인근 식당가다.

초간장이나 된장에 찍은 회를 한입 넣고 씹으면 기름진 향이 입안에 가득 찬다. 회는 선홍색 빛을 띤다. 기름기가 많은 뱃살은 흰색에 가깝다. 두툼하게 썰어야 제 맛이다.

제주의 토속 별비로 '몸국'을 빼놓을 수 없다. 돼지뼈와 몸(모자반) 등을 푹 삶아 만든다. 핵심은 돼지뼈를 5시간 이상 삶아서 나온 육수다. 몸국의 최고봉은 서귀포 표선면 가시리 '가시식당'을 꼽는다.

'돔배고기'도 겨울철 별미다. 삶은 돼지고기를 썰어 놓아 '돔배고기'란 이름이 붙었다. 몸국과 같이 먹은 돔배고기는 '환상궁합'이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제주레저신문>

▲ 왼쪽부터 몸국, 방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