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사 델 아구아 철거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카사 델 아구아 철거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국가기관과 제주도의회를 우습게 여기는 제주도정과 부영의 오만함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제주도정이 카사 델 아구아 보존에 우호적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협박성 문서를 보내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협박 전화 걸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부영에게 앵커호텔을 부영호텔로 명칭을 바꿔주고 투자진흥지구로까지 상정하면서 세금 혜택까지 퍼 주고 있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건축법에 근거한 존치기간이 만료된 가설건축물의 철거만이 정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영은 수백억원의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따른 혜택은 다 누리면서 공사비를 줄이기 위한 제 마음대로의 설계변경 시공과 문화적 가치가 높은 카사 델 아구아 철거에 앞장서며 이윤만을 쫓는 악덕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카사 델 아구아가 경량철골조의 가설건축물이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는 부영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카사 델 아구아의 바닥과 층간은 콘크리트, 골격은 H빔, 외벽은 와이어 판넬로 마감해 영구적 존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공익을 위하는 측면에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를 관광명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전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 달라"며 제주도에 요구한 뒤 부영에겐 "제주도정의 뒤에 숨어 계산기만 두드리는 악덕기업이 아닌 도민들과 함께 문화를 지켜내고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 카사 델 아구아.

현재 카사델 아구아는 사유 재산을 침해한 불법건축물이기 때문에 철거는 당연하다는 입장과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마지막 유작으로 세계건축사에 기념비로 남을 가치가 있어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다.

카사 델 아구아는 (주)JID가 지난 2009년 3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의 홍보관 겸 모델하우스로 지었다. 리카르도 레고레타 특유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품으로 꼽히며 지난 2011년 12월 그가 숨지면서 마지막 유작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카사 델 아구아 부지 주인이 바뀌면서 철거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인수자인 (주)부영은 서귀포시를 통해 지난 5월 모델하우스 철거를 행정 대집행하기 위한 절차를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다.<제주레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