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멸 감독. <사진제공=자파리필름>

제주 출신 오멸 감독(본명 오경헌, 42)의 영화 '지슬'이 27일 미국에서 열린 선댄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심사위원 대상(Grand Jury Prize)을 수상했다.

17일부터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개최된 제29회 선댄스 영화제는 세계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독립영화제다.

한국독립영화가 선댄스영화제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것은 '지슬'이 최초다.

선댄스영화제는 주로 독립영화만을 다루는데, 미국 영화와 외국 영화(월드시네마) 부문으로 나뉜다. 이어 각 부문에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로 나눠 총 4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지슬'은 월드시네마 극영화 부문에서 주는 최고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월드시네마 극영화 후보엔 세계 각 다른나라에서 출품된 총 12편의 영화가 진출했었다. 특히 '지슬'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됐다고 알려져 더욱 화제다.

영화 '지슬'은 제주어로 '감자'라는 뜻이다.

'지슬'은 1948년 11월, 당시 제주도민들이 동굴 등지에서 숨어 지내며 지슬을 나눠 먹으면서 생존했다는 일화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다름아닌 그 일화는 '제주4.3사건'을 일컫는다.

영화는 "해안선 5㎞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여긴다"는 미군 소개령 때문에 3만명에 달하는 제주도민들이 무참히 학살됐던 역사적 사실을 다룬다.

'지슬'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트위터리안 TAMNA***는 "타임라인에 '지슬' 소식이 넘쳐난다"며 "지난 대선 이후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영화판에 제주4.3 항쟁의 선댄스 수상 소식은 단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hye***는 "지슬은 미국의 책임이 있는 4.3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선댄스영화제 수상의 의미가 더욱 커보인다"고 리트윗했다.

'지슬'의 감독 오멸은 2003년에 첫 연출한 '머리에 꽃을' 단편을 시작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후 '어이그, 저 귓것'(2009년), '이어도'(2010년), '뽕똘'(2010)을 만들었다.

영화 '지슬'은 3월 1일 제주도에서 제일 먼저 개봉하고 순차적으로 전국으로 확대되며 개봉될 예정이다. <제주레저신문>

▲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제29회 선댄스영화제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