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속 두 주인공 엄태웅과 한가인.

지난해 3월 21일 개봉해 국내에 첫사랑 열풍을 몰고왔던 영화 '건축학개론'이 1년여만에 재탄생됐다.

영화에 등장했던 서연(한가인)의 집이 리모델링을 거쳐 카페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건축학개론'을 제작했던 명필름(대표 심재명·이은)은 지난해 5월 명필름 문화재단(이사장 이은)을 설립하고 영화 세트장으로 쓰였던 '서연의 집'을 카페로 재건축하기로 결정했다.

명필름 문화재단 측에 따르면 원래 이 공간은 시나리오 작업실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재건축키로 했으나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이 이 공간을 찾기엔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갤러리 카페'의 형식과 내용을 담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 왼쪽부터 구승회 건축가, 우승미 미술감독, 이용주 감독.

영화의 건축자문을 맡았던 구승회 건축가가 설계하고 영화 미술을 책임졌던 우승미 미술감독이 카페 인테리어를 맡아 이곳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건축학과 출신이기도 한 이용주 감독도 아이디어를 더했다.

지난해 1월부터 구상했던 '서연의 집'은 4월에 본격적으로 '갤러리 카페'로 설계되기 시작했고 9월에 착공이 들어가 6개월만인 올해 3월 27일에 오픈했다.

영화가 개봉하고 딱 1년여만에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이날 오픈식 행사는 낮 12시 30분에 진행됐으며, 이용주 감독과 극중 두 주인공인 엄태웅, 한가인이 자리했다. 또한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이은 명필름 문화재단 이사장, 임원식 제주영상위원회 부위원장 등 영화 관계자들과 기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서연의 집'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 명필름 문화재단에서 운영하게 될 예정이며,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 열게 된다.

▲ 갤러리 카페 '서연의 집' 오픈식 행사.

신축하게 된 '서연의 집'은 영화 속 세트장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띈다. 2층의 초가지붕이 없어졌으며, 외관 디자인이 살짝 변경됐다. 하지만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폴딩도어는 그대로다. 2층에서 승민(엄태웅)과 서연(한가인)이 잔디밭에 누워 있던 공간도 재현됐다. 다만 이제서야 잔디를 심어 완전하진 않다.

영화 속 서연이 어린 시절 아직 마르지 않은 시멘트에 발을 디뎌 찍혔던 발자국이 담긴 조그마한 연못(?)도 만들어졌다.

구승회 건축가는 "영화 속에 등장했던 모습대로 실제로 지어지기엔 현실적인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부득불 이렇게 지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먼 훗날까지도 또 다른 기억의 공간으로 살아있어야 한다"며 "제주를 걷는 많은 이들이 잠시나마 머물며 쉬어가기에 좋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갤러리 카페 오픈식 행사를 마치고 핸드프린팅을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감독, 배우 한가인, 엄태웅.

오픈식 무대에서 한가인은 "제가 투자한 것도 없는데 집을 갖게 돼 너무 좋다"며 "많은 이들이 이곳에 찾아와서 아름다운 제주를 느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페 서연의 집은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 2975번지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주변 도로가 아직도 공사중이며, 위미리 바닷가의 탁 트인 넓은 공간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레저신문>

▲ 모 방송국에서 진행한 배우 한가인과 엄태웅과의 인터뷰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