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객은 매해 기록을 경신하며 급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연관산업 고용사정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8일 '제주지역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고용 부진 요인 및 시사점'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제주지역 전체 취업자수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수는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전체 산업 대비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비중은 2001년 28.4%에서 2012년 21.6%로 크게 낮아진 상황이며 전국에 비해서도 크게 부진했다.

반면 제주와 경남을 제외한 7개도의 경우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수가 2011년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관광호조에 따른 사업체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도내 업체들의 영세성과 경쟁심화에 따른 감원 확대와 숙박업을 중심으로 청소와 세탁용역 관련 아웃소싱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고용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또 구직자 풀(pool)이 비슷한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비해 임금과 근로시간 등 구직여건이 좋지 않아 타 산업으로부터의 인력유입이 크지 않은 상황이고, 고용안정성도 약화되면서 구직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고 밝혔다.

숙박음식점업 임금수준은 2011년엔 건설업 대비 52% 대까지 하락했다.

내국인 관광행태가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 위주로 변화되면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체들의 조직축소 압력이 증대된 것도 고용부진을 이끌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났지만 고급숙박시설에 편중된 수요를 가지고 있는 데다 제주지역 향토음식에 대한 선호도 내국인에 비해 높지 않아 고용부진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제주지역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관광호조로 2008년 2만2138개, 2011년 2만3514개로 1376개소 늘었지만  영세업체 위주로 도내 시장이 포화가 된 상황에서 창업과 폐업이 수시로 되풀이됨에 따라 고용 여력이 약화된 상태다. 매출액 1억원 미만 업체 비중은 58.9%로 전국 54.0%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또 도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체들의 구인수요는 2009년 1597명에서 2012년 2097명으로 높아지고 있는 반면 근로자들의 구직수요는 2009년 4,576명에서 2012년 3731명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그동안 제주 관광산업의 근간으로서 제주경제 성장과 고용창출에 기여해 왔다"며 "최근엔 관광 호조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고용시장과 영업환경 변화에 맞춰 지역 관광산업 성장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 고용간 연결 고리를 복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제주레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