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4.3사건 추념식

김민수(제주외고 3), 이우정(경기 망포고 2), 신혜미(경북영주고 2)가 ‘21013년 전국청소년4·3문예’ 시, 산문, 만화 부문 대상을 각각 차지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영훈)은 23일, 4·3사건의 진실을 이해하고 미래지향적 평화이미지 확산을 위해 실시한 제주4·3사건 65주년기념 전국청소년4·3문예공모 입상작을 발표했다.

올해 3월 8일부터 4월 10일까지 실시한 공모에는 전국에서 각지에서 시 853, 산문 315, 만화 54편이 응모했다. 입상작은 17일 예비심사, 19일 본심사를 거쳐 결정했다.

영예의 대상은 시부문 김민수의 “우리 할머니 이야기”, 산문부문 이우정의 “숭고한 마음을 제주의 바람에 담아”, 만화부문 신혜미의 “무제”가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 각 부문별 최우수상 4편, 우수상 4편, 장려상 8편이 뽑혔고, 시상과 더불어 상반기 중에 작품집을 발간해 전국 학교와 교육기관에 배포 예정이다.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문예공모를 통해 청소년들이 4·3의 진실을 상세히 인식하고, 평화·인권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3 전국청소년4·3문예공모 시부문 대상>

우리 할머니 이야기

제주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일본어과 김민수
우리 할머니 나이 열 아홉에
꽃다운 홍조띠고 결혼을 했단다

우리 할머니 나이 쉰 다섯에
손주인 나를 처음 보셨단다

우리 할머니 나이 예순 셋에
오갈길 없는 나를 거둬 보살피기 시작했단다.

우리 할머니 나이 예순 여덟에
처음으로 당신의 과거를 읊조려주시기 시작하셨고,

그리고 우리 할머니 나이 일흔 셋에
당신의 모든 슬픔을 내게 전해주셨다.

우리 할머니 나이 일곱에
봉앳불, 방앳불 휘날리며 산사람들이
아무 연유 없이 들이닥치더란다

우리 할머니 나이 여덟에
보지도 못한 경찰을 도왔다는 이유로
양부모를 잃었더란다

우리 할머니 나이 열 둘에
모진 목숨 연명하고저 육지로 넘어가
모진 고난 겪으며 살았더란다

우리 할머니 나이 열 넷에
그리운 고향에 돌아와 보니
토벌대들 휩쓸고 지나가며 당신 집을
살라 먹었더란다.

그리고 지금 내 나이는 열 여덟
꽃다운 당신의 나이와 같건만,
나는 아직도 당신의 깊은 슬픔을 헤아리지 못한다.

하지만 매일 밤 나는
일곱 살의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