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홍 제주관광공사 융복합사업단.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 경제'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 그 의미나 정의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요약해보면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물고, 그 경계선상에서 새로운 산업, 기술을 창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이다.

이러한 '창조경제'의 흐름 속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산업 간, 기술 간의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이다. 화학적인 결합인 융합과 물리적인 결합인 복합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 '융복합'이라는 말이 새로운 산업과 기술을 창조해낼 수 있는 접착제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산업과 기술이 등장,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융복합'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제주는 이런 '융복합' 요소를 이미 많이 가지고 있다. 제주도 인근 바다는 쿠로시오 난류와 한류가 '융복합' 되어 벵에돔, 자리돔, 놀래기, 해포리고기, 독가시치, 범돔 등 제주 고유 어종을 비롯하여, 풍부한 어장을 형성하고 있다. 식물 생태를 봐도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한 자리에 '융복합'되는 곶자왈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곳 역시 제주이다.

여기에 바다가 육지가 만나고, 동아시아의 모든 항로가 거쳐 가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제주는 탐라국 시절부터 동아시아 네트워크의 중심이자 연결의 매개체로, 동아시아의 허브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에 탐라국은 해양교류의 중심지로서 사람, 문화, 상품의 교류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고, 다양한 사람, 문화, 상품과의 '융복합'을 통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완성시켰다.

그렇다면 이런 융복합의 섬 제주에서 어떻게 창조경제를 해야 할 것인가?

창조경제를 통한 제주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제주의 핵심 산업 중에 하나인 관광을 중심으로 다른 산업과 기술들을 '융복합'하여 '융복합 관광'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이끌 필요가 있다.

최근 관광의 형태가 단체에서 개인으로, 보는 관광에서 체험 관광으로 빠르게 변화되면서, 이런 고객의 변화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나 제품이 제주관광에도 매우 필요하게 되었다.

의료관광이 '융복합 관광'의 좋은 예이다. 의료서비스와 관광활동이 결합된 의료관광은, 체류기간이 길고 체류비용이 커서 지역에 큰 경제적 부가가치를 낳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제주는 청정자연 속에서 휴양, 레저, 문화 활동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1차산업과 체험프로그램이 결합된 농어촌관광 역시 제주의 핵심산업인 농어업과 관광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지역 농어촌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것이다.

산업 간의 결합만이 아니다. 날로 발전하는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한다면, 관광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할 수 있다.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관광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서 전 세계인들이 이용, 공유하고 있다. 이런 기술에 제주관광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제주의 지역 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다.

앞으로는 '융복합'의 시대가 될 것이다. 향후 모든 산업이 융복합을 통해 새로이 재편될 것으로 예언하는 미래학자들도 많이 있다. 융복합의 섬 제주가 관광 융복합을 통해 전세계 관광시장은 물론, 융복합 시장의 흐름을 선도해 나간다면, 제주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향후 지역 경제에 크나큰 공헌을 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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