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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붐이다. 삭막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완벽한 일치를 이루는 말 그대로 '힐링'이기 때문이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캠핑 장비는 없어도 된다.자연으로 가면서 최첨단 편의장비를 갖추는 것은 오히려 힐링을 망치는 일이다. 싸구려 장비가 오히려 자연의 혜택을 준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자연속으로 들어가 보자.[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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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테우해변 캠핑장. ⓒ강정태 객원기자 |
당일치기 캠핑을 아내와 함께 떠났다. 집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캠핑장이 있었던 덕분이다.
출발은 주말 오전 11시, 오랜만에 늦잠도 자고 아침도 챙겨먹으며 여유를 부렸다.
짐도 가볍게 꾸렸다. 3년 전에 3만9000원 주고 산 텐트, 맥주 사은행사에서 받은 미니 아이스박스, 값이 싼 대신 무거운 테이블,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때 쓰는 휴대용 가스렌지 등 기본장비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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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테우해변 캠핑장. ⓒ강정태 객원기자 |
평소엔 마트에서 파는 얼음을 이용했지만 이번엔 얼린 0.5리터 제주삼다수 2개를 샀다. 꽤나 유용하다. 미니 아이스박스에 하루종일 냉기를 공급한다. 얼음물도 '상시대기'다. 단돈 1000원.
집 냉장고에 방치됐던 찬거리와 간식거리도 챙겨가니 2만원도 들지 않았다. 제주돼지고기 삼겹살 1만원어치와 맥주 2캔까지 합한 금액이다.
캠핑장은 캠핑족들로 가득했지만 자리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작은 텐트의 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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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테우해변 캠핑장. ⓒ강정태 객원기자 |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 덕분에 따가운 햇볕 걱정도 없었다. 천연 그늘막이었다. 그늘의 움직임에 따라 테이블과 의자를 조금씩 이동해야 하는 수고만 감수하면 됐다.
보말을 줍는 사람들, 낚시꾼의 모습도 보였다. 모터보트와 윈드셔핑의 시원한 속도도 감상했다.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원담에서도 아이들이 노느라 신이 났다. 원담이 2개가 있어 '쌍원담'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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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테우해변. 해변 백사장에서 얕은 바닷가 사이에 돌로 둘러쳐져 있는 공간이 원담이다. ⓒ강정태 객원기자 |
오랜만에 신문도 샅샅이 흝었다. 느긋하게 라디오도 즐겼다. 소나무 사이로 번지는 초여름 햇살도 반가웠다.
캠핑에도 '규칙'이 있다. 남자는 '종', 여자는 '마님'이다. 설겆이, 짐나르기, 요리, 자잘한 심부름 등은 남자의 몫이다. 여자는 그냥 논다. 같이 와준 것만해도 감지덕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야생본능도 확인한다. 캠핑살림에 남자만 바쁜 이유다.
이호테우해변은 제주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다. 올레 17코스가 지난다. 윈드셔핑, 요트, 선상낚시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은 북쪽과 남쪽 2곳이다. 말 모양의 등대가 있는 북쪽은 캠핑 사이트만 제공되는 무료 야영장이다. 무료 인터넷도 된다. 단 전기는 쓸 수 없다. 유료 샤워장이 있지만 해수욕장 개장시기에만 운영된다. 설겆이도 고생이다. 별도의 시설이 없어 초등학교 식수대를 연상케 하는 곳서 허리를 구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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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핑장에서 만든 간단한 먹거리. ⓒ강정태 객원기자 |
남쪽은 임대 텐트가 설치돼 있어 몸만 들어가면 바로 사용 가능하다. 대신 1일 1인 2만 5000원을 내야 한다. 캠핑장비는 1일 2만 5000원이다.
북쪽 캠핑장을 추천한다. 수영과 낚시, 보말줍기, 소나무숲 캠핑을 무료로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1타 4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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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테우해변 캠핑장 일대. ⓒ강정태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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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테우해변 캠핑장 일대. ⓒ강정태 객원기자 |
*필자는 10년 직장생활을 마치고 최근 귀농했다. 조아농장(http://blog.naver.com/joafarmjeju) 가업을 이어 제주재래토종닭을 키우며 토종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