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에 ‘단체’가 사라지고 있다. 매년 4월부터 6월까지는 수학여행단을 비롯해 단체관광객 수요가 가장 많은 기간이지만 올해는 단체관광객 실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여파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85만1265명, 제주관광이 1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이 중 단체관광객은 128만8723명이다. 단체관광객 수는 내국인 관광객만 집계한다. 외국인은 개별, 단체 구분없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뭉뚱그려 집계한다.  2013년 단체관광객은 전년 대비 11.4% 줄었지만, 총 관광객 대비 11.8%, 내국인관광객 중 14.6%를 차지한다.

올해 4월 한달 동안 부분패키지 관광객은 16만6682명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패키지 여행객은 27만5127명으로 무려 47.6% 급감했다(제주관광협회는 올해부터 단체관광객을 ‘부분패키지와 패키지관광객으로 구분해 집계하고 있다). 이 중 상당 수는 세월호 참사 후인 16일 이후 줄어든 것이다.

반면 개별관광객은 28% 증가했다. 그러나 개별관광객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전년대비 증가율은 2.4%에 그치고 있다.

▲ 4월, 단체관광객이 급감했다

5월 1일부터 18일까지 관광객 수는 59만4911명이다. 전년 동기 58만5232명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2013년 5월 한 달동안 단체관광객은 20만명이 넘었다. 그러나 4월 반토막에서 보듯 올해는 이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예정된 모든 수학여행단이 취소됐고, 추모 분위기로 인해 일반 단체관광객도 속속 예약을 이미 취소했거나 취소 가능성이 크다.

단체관광객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1월 5%, 2월 46.9%, 3월 1.4% 각각 전년 대비 늘었다. 이런 움직임이 4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반토막으로 급감했다. 단체관광객 실종은 5월, 6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 수학여행이 예정됐던 타 지방 학교 1289개교 가운데 74%인 958개교가 취소했다. 취소 인원은 24만명이 넘는다. 모 관광지는 단체관광객 예약취소가 104팀에서 202팀으로 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단체 골프관광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각종 공공기관, 단체 세미나, 워크숍 등 예약도 속출하고 있다.

단체관광객 실종은 단순히 관광객 수 감소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도민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관광지, 식당, 전세버스, 재래시장, 농가, 초콜렛, 기념품점 등에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이는 도내 소비심리 위축과 더불어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단체관광객 급감으로 인해 생존 벼랑에 몰려있는 대부분 업체는 도민 자본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규모 리조트 등과는 생존 요건 자체가 다르다. 영세하다.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